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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美서 반도체 뺨맞고 선회하나…국내 디스플레이 ‘불똥’

중국, 美서 반도체 뺨맞고 선회하나…국내 디스플레이 ‘불똥’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2-17 11:20
업데이트 2019-02-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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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견제 여지 적은 OLED·LCD 집중투자…공급과잉 재연 가능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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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올해 초고해상도 8K OLED를 개발한 가운데 홍보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초고해상도 8K OLED를 개발한 가운데 홍보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의 ‘불똥’이 국내 디스플레이·패널 업계로 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堀起) 계획이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의 거센 견제에 직면해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중국이 집중 투자육성 산업을 반도체에서 디스플레이로 선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미 중국발(發)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의 ‘악몽’을 경험한 바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로서는 중국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 확대 조짐에 대해 불안해할 수 밖에 없다.

17일 산업계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투자 지원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풍선효과로 중국 정부가 계획했던 예산의 상당 부분이 디스플레이 산업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반도체의 경우 마이크론이나 인텔 등 대형사가 존재하지만 디스플레이는 그렇지 않다”며 “중국으로서는 자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지원하는 게 상대적으로 미국 눈치를 볼 일이 적고, 미국의 추가 제재 여지도 작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전망이 기우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중국 최대 패널업체 BOE가 작년 12월 6세대 플렉시블 OLED 공장 B12 건설에 들어갔다.

또 비전옥스도 월 3만장 규모의 6세대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V3 라인 투자를 확정했고, 쿤테크는 6세대 플렉시블 OLED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는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OLED 투자 재개가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로욜·화웨이 등 중국 기업 상당수가 폴더블폰을 이미 공개했거나 출시할 계획을 밝히면서 폴더블 OLED 패널 신(新)수요도 발생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의 6세대 OLED 신규투자 예상치는 지난해 월 4만7천장에서 올해 16만7천장, 내년에 27만6천장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향후 3년간 중국 패널업체들이 연평균 22조원 규모로 총 66조원을 LCD·OLED 설비에 투자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이미 LCD 시장을 중국에 내어준 데 이어 OLED 시장까지 위태로워질 것이란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LCD TV 패널 시장은 이미 2017년부터 중국이 한국을 앞섰고, 작년 1∼3분기에는 전 세계 전체 LCD TV 출하량 가운데 중국 업체(31.9%)가 한국(30.6%)을 추월하며 TV 시장에서도 한국을 제쳤다.

국내 업계는 LCD 패권을 중국에 빼앗긴 대가를 호되게 치르는 중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최근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내리면서, 하향 조정 배경의 하나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으로 LCD 패널 판가 약세와 출하량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한국신용평가)고 우려했다.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LCD 시장 헤게모니를 빼앗았던 것처럼 OLED에서도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CD에 비해 OLED가 그나마 장비보다는 기술과 노하우가 더 많이 요구되는 영역이긴 하지만, 인력 유출 문제도 심각하고 중국 정부의 지원도 워낙 막강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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