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박창진 “간신배 얘기만 듣는 게 대한항공 망쳐”

입력 : ㅣ 수정 : 2019-02-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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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출간 간담회…“애완동물 같은 환경 자각 못하는 분들에 알림판 되려 책 냈다”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11.2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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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11.20 연합뉴스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은 12일 대한항공 경영진에 대해 “듣고 싶은 얘기만 듣고 간신배들 얘기만 듣는 것이 대한항공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지부장은 이날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한 수기 ‘플라이 백’(메디치 펴냄) 출간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재벌 일가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을 거명하면서 “재벌 일가가 전문경영인 자격을 갖췄는지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지부장은 회사와 일반노조의 회유로 직원연대 노조원 숫자가 애초 500여명에서 300여명으로 줄었으며, 일반노조 측에서 소속 조합원들이 직원연대로 이동하는 것을 막으려고 온라인에 명단을 공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반노조 측을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기 출간 이유와 관련해 “조현아 씨로부터 땅콩 회항 사태를 겪으며 내 삶이 애완견 입장과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애완동물 같은 환경에 처했음에도 자각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조그만 알림판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책을 낸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아울러 복직 후 팀장을 맡지 못한 이유로 회사 측이 한글·영어 방송능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근거를 든 데 대해서는 “회사의 ‘충견’이라는 분들이 영어 브리핑했을 때엔 (경영진이) 노발대발했는데, 내가 영어로 브리핑했을 때에는 지적이 없었다”며 부당함을 주장했다.

아울러 박 지부장은 입사 4년 차 승무원이 단 한 차례도 휴가를 못 갔으며, 외국 항공사 출신 경력직 승무원은 노무팀에 휴가 관련 문의를 했다가 “승무원들 이상하다. 비행 가서 놀면서 무슨 휴가를 또 가느냐”는 답변을 들었다는 사례들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게 조씨 일가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박 지부장은 언론의 자극적 보도 행태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그는 “우리나라 언론이 무책임할 때가 많다. 제가 그때(땅콩 회항 사건 당시) 인터뷰한 곳이 몇 곳 안 되는데, 나머지 언론들이 복사해서 붙이기 수준으로 기사를 썼다”면서 “내 입장에선 가짜뉴스가 되더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터넷) 조회 수를 올리려고 ‘박창진 허걱’ 같은 제목을 올리거나 지라시에서 나온 내용으로 자극적인 기사를 다뤘다”고 비판했다.

‘땅콩 회항’이란 지난 2014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출입문을 닫고 이륙을 준비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멈추고 되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한 사건이다.

당시 조 부사장은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책임자(객실사무장)이던 박 지부장에게 폭력적 행위를 하고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지시해 사회적으로 ‘갑질 논란’이 크게 일었다.

조 전 부사장은 법정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박 지부장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휴직했다가 2016년 5월 복직하는 과정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며 조 전 부사장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등 이 사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해 12월 법원은 1심에서 대한항공이 박 지부장에게 2천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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