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손혜원, 통영 공방 문화재등록 ‘직권상정’ 사실상 지시

손혜원, 통영 공방 문화재등록 ‘직권상정’ 사실상 지시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1-24 10:35
업데이트 2019-01-24 10:3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국회서 문화재청장에 수차례 질의 “보존 못 하면 각오해야”

목포에서 현장 기자회견하는 손혜원
목포에서 현장 기자회견하는 손혜원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 투기 의혹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3
연합뉴스
손혜원 의원이 경남 통영 소반장 공방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초유의 ‘직권상정’을 문화재청에 사실상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손 의원은 2016년 11월 1일 나선화 전 문화재청장에게 “통영 소반장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은 뒤 “그것 직권으로 안 됩니까”라고 압박했다.

윤이상 기념공원 인근에 있는 등록문화재 제695호 ‘통영 소반장 공방’은 국가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보유자 추용호 씨가 대를 이어 운영하는 곳으로, 약 90년 전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방은 통영시가 계획한 도로 개설 예정지에 포함돼 철거 위기에 몰렸고, 이에 추씨가 노숙 농성을 벌이면서 지역 현안으로 떠올랐다.

문화재청은 해당 공방을 소유한 통영시가 문화재 등록을 신청하지 않자 손 의원이 ‘직권’을 언급한 뒤에 청장이 직권으로 문화재를 등록할 수 있도록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까지 변경했다. 이후 2017년 10월 ‘직권상정’ 첫 사례로 통영 소반장 공방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생략한 채, 문화재청장이 직권으로 문화재를 등록한 사례는 이 제도가 시행된 지 현재까지 유일하다.

2016년 5월 30일 국회에 입성한 손 의원은 소반장 공방 존치를 주장하면서 문화재청에 공방 보호 방안을 찾으라고 집요하게 강조했다.

손 의원은 그해 7월 11일 “추용호 소반 댁은 그 자리에 있어야 된다”며 “그 자리에서 옮겨서 다른 데로 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7월 21일에도 “추용호 소반장이 천막을 치고 밖에 사셨는데 오늘 아침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면서 “여기서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저보다 청장님이나 장관님에게 더 큰 부담이 온다”며 에둘러 등록 필요성을 언급했다.

손 의원은 나아가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대상으로도 이 문제를 거론했다. 예컨대 8월 16일 소반장이라는 인물뿐만 아니라 그 지점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통영 소반장 공방 보호를 향한 손 의원의 집착은 시간이 흐를수록 심해졌다.

‘직권상정’을 통한 문화재 등록을 말한 11월 1일 청장에게 “보존을 못 하시면 문화재청장님은 각오하셔야 될 것”이라며 “제가 다섯 달 동안 네 번째 통영 소반장 얘기하고 있다.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나선화 당시 청장이 12월 28일 “공방이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국가가 직권으로 할 수 있도록 법을 이미 올렸다”고 설명하자 “서둘러 달라”며 등록을 거듭 재촉했다.

이듬해인 2017년 2월 14일에도 손 의원은 “청장님, 왔다가 그냥 가실 수는 없지 않냐”며 “통영 소반장, 제가 지금 여섯 번째 질의한다. 어떻게 됐는지 말씀 좀 해 달라”고 압박했다.

이에 나 전 청장은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2월 안에 이 법에 대한, 직권 법에 대한 규제심사가 있다”고 답했다.

손 의원은 국회 질의뿐만 아니라 자료 요청을 통해서도 문화재청에 통영 공방 보호에 관한 관심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의정 활동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통영 소반장 건물은 현지조사 등을 통해 ‘문화재’로는 등록할 만한 가치가 없다 해서, 문화재위원회에 등록 문제가 안건으로 두 번이나 올랐다가 거푸 ‘보류’ 판정을 받았다.

손 의원은 통영 소반장 공방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통제영지 근처에 대지 202㎡를 보유했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인사교류 압력을 가한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A씨 부친의 작품인 통영바다그림 탁자와 문갑도 가졌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22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선거 뒤 국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 가져야 할 사안은 무엇일까요.
경기 활성화
복지정책 강화
사회 갈등 완화
의료 공백 해결
정치 개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