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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안태근 실형, 너무 당연한 결과지만 예상 못 해”

서지현 검사 “안태근 실형, 너무 당연한 결과지만 예상 못 해”

오세진 기자
입력 2019-01-23 21:51
업데이트 2019-01-2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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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과 인터뷰…“제 진실과 진심 받아들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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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지현 검사가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안태근 전 검사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2018.11.6 연합뉴스
사진은 서지현 검사가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안태근 전 검사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2018.11.6 연합뉴스
안태근 전 대구고검 차장검사가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서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던 안 전 검사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 검사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제 사건이, 이번 판결이 검찰개혁의 진정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23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에서 의도적으로 부실 수사를 했고, 저를 조직적으로 음해하는 것을 1년 동안 겪었기에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면서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에게 이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비위를 덮으려 지위를 이용해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에게 부당한 인사로 불이익을 줬다”면서 “이로 인해 피해자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서 검사는 “제가 가진 유일한 힘은 진실밖에 없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면서 “제 진실과 진심이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자신의 피해사실을 밖으로 알린 이유에 대해 “어떤 한 사람을 처벌하고 비난하기 위해 입을 연 것이 아니다. 제가 입을 연 이유는 검찰이 정의롭지 못한 것, 그리고 가해자가 처벌은커녕 옹호받고 있는 것, 피해자가 오히려 비난받고 고통받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원한 것은 검찰은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받고 피해자는 제대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그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오른쪽) 전 대구고검 차장검사가 23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그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오른쪽) 전 대구고검 차장검사가 23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전 검사는 실형을 선고받자 “너무 의외의 결과”라면서 “지난해 1월 29일 이전까지 서지현이라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서 검사는 “사실 많은 범죄자들이 최종심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이례적인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이 사건에 있어 검찰이 내부에서 발생한 성범죄를 어떻게 조직적으로 은폐했는지, 검찰에서 얼마나 공정하지 못한 인사가 이뤄지고 한 사람에 의해서 인사가 어떻게 좌지우지되는지를 보여주게 됐는데, 사실 이것은 작은 바늘구멍으로 극히 일부를 들여다본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제 그 문 열어젖히고 검찰을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 제 사건, 이 판결이 검찰개혁의 진정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범죄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 검사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첫 번째는, 검찰은 정의로워야 합니다. 두 번째는,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피해사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이렇게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사회는 이제는 종결되어야 됩니다. 피해자를, 그리고 내부고발자를 창녀, 꽃뱀, 배신자라고 부르고 손가락질하면서, 가해자를 옹호하는 이 잔인한 공동체는 바뀌어야 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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