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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워싱턴행 비행기 탑승 임박했는데…美는 아직도 ‘함구’

김영철 워싱턴행 비행기 탑승 임박했는데…美는 아직도 ‘함구’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1-17 09:37
업데이트 2019-01-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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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고위급회담 막판 무산 ‘학습효과’ 작용 가능성물밑조율 안 풀리고 있을수도…北대응 놓고 ‘강온 메시지’ 동시 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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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北노동당 부위원장
김영철 北노동당 부위원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워싱턴 직행’이 임박한 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여전히 침묵 모드를 이어가며 극도로 신중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은 뒤 이튿날인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가 가져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친서에 담길 메시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방미를 위해 김 부위원장은 중국 현지시각으로 17일 오후 6시 25분 베이징을 떠나 워싱턴DC로 가는 유나이티드 항공 UA808편의 예약을 완료한 상태이다.

이 일정 대로라면 폼페이오 장관의 워싱턴 행 비행기 탑승이 불과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지만, 미 국무부는 이날(미국 현지시간 16일)도 김 부위원장의 방미 및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 일정 등에 대한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발표할 회담이나 여행(출장)이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8일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뉴욕 고위급 회담이 잡혔을 당시 미국 정부의 대응과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 것이다.

당시 국무부는 5일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김 부위원장과의 고위급 회담 개최를 위한 폼페이오 장관의 뉴욕 출장 일정을 발표했다. 그리고 북한의 요청으로 일정이 어그러진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각인 7일 0시가 조금 넘어 바로 회담 연기를 다시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극히 말을 아끼며 당시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3일 방송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이 마주 앉는 걸 언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세부사항을 도출하고 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미 간 만남이 멀지 않았음을 ‘암시’한 것이 가장 최근 발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문답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말한 이후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10일째 ‘함구’하고 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비핵화와 대화 의지를 피력하자 연일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던 것과는 대비되는 태도이다. 대신 지난 주말 사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물밑에서는 2차 핵 담판을 앞두고 톱다운 조율에 나서며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백악관이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오찬을 했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앞두고 북측에 전달할 메시지를 가다듬는 등 ‘전략’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이 이번에 ‘함구’로 일관하는데는 일단 지난해 11월 한차례 회동이 무산된 데 따른 ‘학습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이상징후는 없는 상태이지만, 북한의 특성상 비행기를 타야 타는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심리가 어느 때보다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측이 자신의 동선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김 부위원장의 스타일을 배려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도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미국 고위 인사가 다른 곳을 우회하지 않고 미국의 정치·외교적 심장부인 수도 워싱턴DC로 직행하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어서 그만큼 경호와 보안 등에 더 만전을 기하는 차원이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조치간 ‘조합’ 맞추기를 둘러싼 북미간 물밑 조율 과정에서 풀리지 않은 ‘마지막 퍼즐’이 있어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일부 있다.

지난해 11월 8일 뉴욕 북미 고위급 회담 당시에도 제재 문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북측이 결국 마지막 순간에 연기를 요청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미 행정부가 공식 발표를 아직 자제하는 가운데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도착을 앞두고 북한을 향한 강온 메시지가 동시에 발신되는 흐름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한 연설을 통해 ‘등판’,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과 전망이 밝은(promising) 대화를 시작했지만, 우리는 우리 국민과 역내 우리의 동맹들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해체하기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들을 여전히 기다린다”면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북한에 거듭 압박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전날 “대통령이 이야기해왔듯, 많은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좋은 관계를 구축했으며, 미국과 북한 사이에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 달성이라는 우리의 목표에 대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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