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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공명당 ‘20년 동거’, 아베의 개헌 추진에 균열

자민당·공명당 ‘20년 동거’, 아베의 개헌 추진에 균열

김태균 기자
입력 2019-01-07 15:19
업데이트 2019-01-0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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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과 함께 일본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지난 6일 “(오는 5월 새 국왕 즉위나 10월 소비세 증세 등) 중요한 일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의 합의를 진전시키는 노력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집권 파트너인 아베 신조 총리(자민당 총재)의 헌법 개정 추진에 협조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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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자민당과 공명당이 개헌 추진을 놓고 삐걱거리면서 올 가을 20주년을 맞는 일본 양당의 연합전선에 미묘한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오는 4월 지방선거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가운데 공명당은 헌법 9조 개정에 대한 당 지지층의 반발을 큰 우려하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야마구치 대표는 지난 4일 당 신년 간부회에서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공명당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자민당과 성격이 다른 공명당이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 합의를 도출해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의 배경에는 공명당 내부는 물론이고 당의 지지기반인 창가학회에서 “공명당이 정체성을 잃고 지나치게 자민당의 뜻대로만 따라간다”는 우려와 불만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15년 안전보장관련법 등 다른 이념의 정책에서 자민당에 협력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심화됐다.
공명당 대표 “함께 평화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공명당 대표 “함께 평화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일본 연립여당의 일원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앞줄 왼쪽 두 번째) 대표가 미국의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2주년인 6일 소속 당 의원들과 함께 히로시마시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있다. 일본 주요 정당 대표가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히로시마 연합뉴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야마구치 대표는 지지층의 반발이 큰 개헌에 대해서는 자민당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힌 상태다. 이에 따라 공명당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내용의 자민당 개헌안에 대한 여당내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기타가와 가즈오 공명당 헌법조사회장도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개헌 발의는 당치도 않다”고 일축했었다.

국회 헌법심사회는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야당의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개헌 논의에 반대하고 있고, 야당 인사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민당의 개헌안 제출도 수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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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일주일 앞둔 8일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 소속 의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해 순국선열 추모비에 헌화 및 참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나카가와 야스히로, 미우라 노부히로, 우오즈미 유이치로, 고시미즈 게이치, 이토 다카에 의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광복절을 일주일 앞둔 8일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 소속 의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해 순국선열 추모비에 헌화 및 참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나카가와 야스히로, 미우라 노부히로, 우오즈미 유이치로, 고시미즈 게이치, 이토 다카에 의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니혼게이자이는 “양당이 처음 연립여당을 구성했던 1999년 당시에는 오부치 게이조 정권과 공명당 사이에 헌법이나 안보정책 등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현재의 ‘아베 1강’ 체제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명당이 자민당의 개헌에 협조하면 지지기반 동요가 심화되겠지만 그렇다고 연립여당에서 발을 빼기도 어렵다”며 올 한해가 공명당에 있어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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