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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마지막 지키고 싶다” 예멘 어머니 미국행 비행기 올라

“아들의 마지막 지키고 싶다” 예멘 어머니 미국행 비행기 올라

임병선 기자
입력 2018-12-19 07:47
업데이트 2018-12-2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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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아들 알리 하산을 보기 위해 미국 입국 비자를 예외적으로 받아낸 예멘인 어머니 샤이마 스윌레흐(왼쪽)가 19일 독일 뮌헨 공항 터미널에서 미국행 여객기로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뮌헨 AP 연합뉴스
막내 아들 알리 하산을 보기 위해 미국 입국 비자를 예외적으로 받아낸 예멘인 어머니 샤이마 스윌레흐(왼쪽)가 19일 독일 뮌헨 공항 터미널에서 미국행 여객기로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뮌헨 AP 연합뉴스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 제공 AP 연합뉴스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 제공 AP 연합뉴스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 제공 AP 연합뉴스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 제공 AP 연합뉴스
막내 아들이 죽기 전에 손이라도 잡아봤으면 좋겠다는 예멘 어머니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사는 압둘라 하산(2)의 마지막 임종을 지키고 싶어하는 어머니 샤이마 스윌레흐에게 미국 여행 비자가 발급됐다고 그녀의 미국 방문을 주선하던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CAIR)가 밝혔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아침에 일어난 성탄의 기적이다. 어머니 스윌레흐는 19일 저녁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병원으로 직행, 아들이 인공호흡 장치를 떼내기 전 손을 잡게 된다.

아버지 알리 하산(22)은 CAIR 성명을 통해 “오늘은 일생에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우리가 아들을 위엄을 갖고 추모할 수 있게 해줬다”며 기뻐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을 갖고 있는 알리 하산과 예멘 내전을 피해 현재 이집트에 머무르고 있는 스윌레흐 부부 사이에서 일곱 자녀의 막내로 태어난 알리는 날 때부터 호흡을 어렵게 만드는 뇌질환인 수초형성부전증(hypomyelination)을 앓아왔다. 압둘라가 8개월 됐을 때 가족은 내전을 피해 이집트 카이로로 옮겼다가 다시 3개월 뒤 알리가 압둘라만 데리고 미국으로 왔다. 치료 때문이었다. 스윌레흐와 다른 여섯 자녀는 이집트에 머물러왔다.

그러나 압둘라는 최근 인공호흡 장치에 의존해야 할 만큼 상태가 악화됐다. 의료진은 그가 이집트로 가는 동안에라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어머니가 미국으로 와서 마지막으로 아들과 만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발동한 무슬림 국가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행정명령이 걸림돌이 됐다. 이란과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예멘 등이 대상인데 무슬림 국가가 아닌 북한과 베네수엘라도 해당된다. 하산 부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행정명령의 예외를 인정해 미국 입국을 허용해달라고 청원했지만 얼마 전까지 국무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핑계를 댔다.

국무부의 조치에 항의하며 이들 모자의 상봉을 허용해달라고 청원하는 수천 통의 이메일이 쏟아졌고 의회 의원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청원이 쏟아졌다. 여기에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영국 BBC 등 주요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국무부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한발 물러서게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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