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09.80’ 아시아 100m ‘미션 임파서블’

‘09.80’ 아시아 100m ‘미션 임파서블’

심현희 기자
입력 2018-12-18 22:16
업데이트 2018-12-20 14:0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亞 단거리 육상 ‘마의 벽 깨기’ 스타트

중국, 유망주들 미국 유학 보내며 투자
9초91 쑤빙톈, 순수 동양인 최고 기록
10초대 벽 깬 지 3년 만에 9초8대 도전
과학적 훈련 통한 능력 극대화 시작
中·日 경쟁 속 도쿄올림픽 이변 기대
이미지 확대
중국의 쑤빙톈(오른쪽)이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를 상대로 지난 2015년 8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준결승에서 역주를 펼치고 있다. 쑤빙톈은 당시 9초99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베이징 신화통신 연합뉴스
중국의 쑤빙톈(오른쪽)이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를 상대로 지난 2015년 8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준결승에서 역주를 펼치고 있다. 쑤빙톈은 당시 9초99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베이징 신화통신 연합뉴스
“이제 목표는 9초8대 진입이다.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아시아의 탄환’ 쑤빙톈(중국)이 18일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9초8대의 벽을 깨겠다는 새 목표를 밝혔다. 아시아 단거리 육상의 전설인 그는 올해 아시아 타이기록(9.91)을 세우며 세계적인 스프린터로 도약했다.

지난 6월 국제육상연맹(IAAF) 마드리드 미팅에서 9초91로 결승선을 통과해 나이지리아 출신 귀화 선수인 페미 오구노데(카타르)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세계랭킹 공동 5위의 기록이다.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9초92로 우승해 아시안게임에서 최초로 9초대를 뛴 ‘순수 동양인’이 됐다.

아시아 단거리 육상을 이끌고 있는 국가는 쑤빙톈을 보유한 중국이다. 중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류샹이 동양인 선수 최초로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아시아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중국은 유망주들을 육상 강국인 미국에 유학을 보내 선진 기술을 배우게 하는 등 장기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했다. 쑤빙톈도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살다시피했다.
이미지 확대
효과는 2015년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부터 나타났다. 쑤빙톈이 최초로 동양인 10초 벽(9.99)을 깨고 결승까지 올랐다. 메이저 대회에서 나온 동양 선수 최초의 9초대 기록이었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일본선수 이토 고지가 세운 10초00이었다.

육상계에선 상식을 깨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신체적으로 불리한 동양인은 10초대에 진입을 하지 못한다고 여겨져 왔고, 선수들도 위축돼 있었다. 그러나 신장 173㎝에 불과한 순수 동양인 쑤빙톈이 10초 벽을 깨버리자 아시아에서도 “하면 된다”는 인식이 퍼졌다. “육상 단거리 기록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신장’인가”라는 오랜 논란이 종결된 것이다. 신체 조건보다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한 운동 능력 극대화가 더 중요하다는 발상의 전환도 이때부터 이뤄졌다.

이후 아시아 스프린터 기록은 급성장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룬 일본에서도 이듬해 기류 요시히데가 9초대(9.98)를 기록하며 10초 벽을 깼다. 지난 6월에는 중국의 셰전예가 프랑스 몽트뢰유에서 열린 육상대회에서 9.97을 기록했다. 사흘 뒤 쑤빙톈은 마드리드에서 셰전예의 기록을 0.06이나 앞당겼다. 10초대에 진입한 지 3년 만에 9초8대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성봉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실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같은 발전 속도라면 머지않아 9초8대를 기록하는 동양인이 나올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선 아시아 단거리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8-12-19 30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