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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급 폭로로 뒤집힌 야구판

핵폭탄급 폭로로 뒤집힌 야구판

한재희 기자
입력 2018-12-10 18:06
업데이트 2018-12-1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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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 “승부 조작 더 있다” 문우람 “선배에게 배트로 맞았다”

승부 조작에 연루돼 영구 실격된 문우람(26·전 넥센)의 폭로가 야구판을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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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조작에 연루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 실격된 문우람(오른쪽)이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던 중 눈시울을 닦고 있다. 옆은 함께 회견에 나선 이태양. 연합뉴스
승부 조작에 연루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 실격된 문우람(오른쪽)이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던 중 눈시울을 닦고 있다. 옆은 함께 회견에 나선 이태양. 연합뉴스
문우람은 이태양(25·전 NC)과 함께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난 승부 조작 브로커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단계부터 잘못돼 억울하게 유죄를 선고받고 퇴출됐다는 것이다. 넥센 시절 선배로부터 야구방망이로 구타당했으며, 다른 현역 선수들도 승부 조작의 혐의가 있지만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이태양은 한때 몸담았던 NC 구단이 “자수하면 야구 선수에서 제명되지 않도록 하겠다. 군대에 다녀오고 나면 다시 받아주겠다”고 해놓고선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2011년 넥센 입단 동기인 문우람과 이태양은 2015년 브로커 조모씨와 함께 고의볼넷을 통해 승부를 조작한 의심을 샀다. 조씨를 이태양에게 소개하고 승부 조작을 제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우람은 군사법원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태양도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2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둘은 KBO 상벌위원회를 통해 영구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태양은 “검찰이 승부 조작을 모의했다고 결론을 정해 놓고 조사를 한 뒤 언론에 발표했다”며 “조사 도중 우람이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이야기하면 (구단이 알선한) 변호인이 말을 잘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은 ‘우람이의 죄가 없다고 진술하면 내가 불리해질 것’이라며 관련된 진술을 하지 말라고 종용했다”며 “심지어 ‘그런 진술을 고집하면 긴급체포를 당할 수 있고, 더이상 변호를 해줄 수 없다’는 식으로 겁박했다”고 말했다.

문우람은 넥센에서 뛰던 2015년 5월 선배에게 야구방망이로 머리를 일곱 차례 맞았는데 이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조씨가 신발, 시계 등을 선물했다고 주장했다. 승부 조작 알선의 대가가 아니었다는 취지다. 문우람은 당시를 돌아보며 “뇌진탕 증세에 얼굴도 부어올라 경기를 뛸 수 없었다. 쉬쉬하며 병원 진료를 다녔다”고 덧붙였다.

둘은 브로커가 승부 조작을 해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거론한 현역 6명의 실명도 폭로하면서 “이런 선수들은 왜 조사조차 받지 않았느냐”고 항변했다. KBO가 구단들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선수 일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정우람(33·한화)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 이름이 거론된 것조차 이해할 수 없다. 사실과 다른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넥센 구단도 소속 선수인 문성현(27)과 정대현(27)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연루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지목된 선수에 대해서는 각 구단을 통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문우람이 억울하다고 얘기하지만 법원 판단이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영구 실격 처분이 철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12-1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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