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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법 농단’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청구

검찰 ‘사법 농단’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청구

입력 2018-12-03 11:36
업데이트 2018-12-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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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법관 구속영장 청구는 헌정 사상 처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가운데)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1.19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가운데)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1.19 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 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3일 청구했다.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이날 법원에 두 전직 대법관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제출하고 “이미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 권한을 행사한 만큼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게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필요하다. 두 전직 대법관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하급자들과 진술이 상당히 달라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 간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형사재판 △옛 통합진보당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하거나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내용의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4년 10월 소집한 이른바 ‘2차 공관회동’에 참석해 징용소송을 미룬 다음 피해자들 손을 들어준 기존 판결을 뒤집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외교부 뿐만 아니라 소송의 피고인 일본 전범기업 측과도 비밀리에 접촉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법원행정처가 2015년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따낸 예산 3억 500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 역시 박 전 대법관이 주도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고영한 전 대법관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1.23 연합뉴스
고영한 전 대법관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1.23 연합뉴스
박 전 대법관 다음으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판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수사정보를 빼내고 영장재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서울서부지검의 집행관 비리 수사 때도 비슷한 수법으로 일선 법원을 통해 검찰 수사기밀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장기간 조직적으로 벌어진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는 잇달아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한 두 전직 대법관이 모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5년 문모 당시 부산고법 판사의 비위 사실을 검찰로부터 통보받고도 징계 절차를 밟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도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도 이듬해 문 판사가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정모씨의 형사재판 정보를 누설하려 한다는 비위 첩보를 보고받고 징계하지 않았다. 고 전 대법관은 문 판사의 추가 비위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당시 정씨 재판을 맡은 부산고법 법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재판이 정상적으로 보이도록 변론을 재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전직 대법관은 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법행정이나 특정 재판에 비판적인 의견을 낸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생산된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전직 대법관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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