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차이 총통 지방선거 참패… 대만은 中독립보다 경제 택했다

차이 총통 지방선거 참패… 대만은 中독립보다 경제 택했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8-11-25 22:54
업데이트 2018-11-26 00:2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민진당 지방선거 22곳중 15곳 국민당에 져

‘反中’ 심판… 패배한 차이, 당 주석직 사퇴
‘한류’ 한궈위 가오슝 시장 대선주자 부상
올림픽 ‘대만’ 명칭 참가 국민투표도 부결
中정부 “평화적 양안 바라는 민심” 환영
이미지 확대
환호하는 국민당 지지자들
환호하는 국민당 지지자들 대만의 3대 도시인 가오슝 시장 선거 등 지난 2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진당이 참패하자 야당인 국민당 지지자들이 25일 가오슝 거리를 행진하면서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당은 22개 현·시장 자리 가운데 15곳을 차지했다.
가오슝 AP 연합뉴스
‘탈중국화’ 기치를 내건 대만 집권 여당인 민진당이 2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대륙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게 대만 국민은 이념보다 경제발전을 원한다는 보수적 표심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은 일제히 대만 선거 결과를 환영했다.
이미지 확대
한궈위 대만 국민당 가오슝 시장 당선자 로이터 연합뉴스
한궈위 대만 국민당 가오슝 시장 당선자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선거를 통해 ‘한류’(韓流) 바람을 일으킨 국민당의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 당선자와 재임에 성공한 무소속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이 2020년 대선 주자로 부각되면서 차이 총통의 지도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차이 총통은 22개 현·시장 자리 중 3분의2에 달하는 15곳을 국민당에 내준 이번 참패를 인정하고 민진당 주석직을 사퇴했다.

1만 1047명의 공직자 선출 및 10개 안건에 대한 국민 투표 결과를 보면 대만 국민은 변화보다는 안정과 평화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 연합보는 민진당 후보의 자질 부족보다는 중앙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차이 총통의 ‘독단적인’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으로 농어민, 관광업자들이 생계에 심한 타격을 받게 된 점도 선거 참패를 낳은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미지 확대
중국은 2016년 대선에서 차이 총통이 당선된 후 대만으로부터의 농산물과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으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 민진당은 중국의 선거 개입을 강력하게 제기하며 비판했다.

대만식 민주주의 방식의 하나로 10개 안건에 대해 진행된 국민투표에서도 이 같은 기류는 이어졌다.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 참여의 국가 명칭을 현재의 ‘차이니스 타이베이’에서 ‘대만’으로의 변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는 24.11%로 부결됐다.

사실상 대만 국민에게 중국 대륙으로부터의 독립 의지를 묻는 투표였기 때문이다. 대만의 국민투표는 25% 이상 찬성하면 가결된다.

동성애 관련 3개 안건 가운데 민법상 동성결혼 보장도 부결돼 대만이 아시아 최초의 동성애 합법화 국가가 되는 건 시기상조로 판명됐다. 대만의 동성결혼 합법화 시도는 차이 총통이 지난 대선에서 혼인평등권 지지 발언을 하면서 가속화됐다. 하지만 민법 외의 다른 방식으로 동성 간 공동생활 권리 보장 안건은 32.4%로 통과되어 대만은 아시아에서 가장 성소수자에게 관대한 국가가 됐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25일 “선거 결과는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공유하려는 대만 민중의 희망과 경제와 민생 개선을 바라는 염원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유지하고 ‘대만 독립’과 이런 활동을 지지하는 분리주의자들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여론전을 폈지만 민진당의 참패는 미국의 힘이 실제로 제한적이라는 걸 보여 줬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11-26 9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