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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 주민 눈높이 전시는 없다… 그들만의 북서울미술관/강국진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주민 눈높이 전시는 없다… 그들만의 북서울미술관/강국진 사회2부 기자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8-11-20 18:00
업데이트 2018-11-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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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7호선 하계역 옆에 위치한 지상 3층, 지하 3층의 북서울미술관 건물은 아름답다는 말을 듣는다. 미술관 앞엔 널찍한 광장이 있고 계단을 통해 미술관 옥상을 산책할 수 있다. 미술관 옆 버스정류장은 월평균 탑승횟수만 100만번을 훌쩍 넘는다. 미술관은 물론 주변과 옥상까지 사람들로 붐빈다. 카페 두 곳과 레스토랑만.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전시공간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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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 사회2부 기자
강국진 사회2부 기자
2013년 완공된 북서울미술관은 애초 설립 취지가 번듯한 전시회 한번 보려면 지하철로 한 시간가량이나 움직여야 하는 서울 북동부 지역 주민들에게도 문화생활을 누리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미술관 운영은 이런 설립 취지를 철저히 배신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서울미술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공무원을 만나 봤다. 그가 가장 놀란 건 1년 내내 현대미술 전시만 이어진다는 점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지역 연계가 전혀 없다는 것도 당장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노원구에서 활동하는 미술가들은 물론이고 노원구에 위치한 대학 9곳 어디에도 북서울미술관과 제대로 된 교류가 없다. 노원미술협회는 북서울미술관에서 작품전을 열려다가 ‘미술관 품격을 해친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적도 있다. 주민 눈높이에 맞춘 전시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일단 서울시립미술관 수장고에 보관하는 4000점은 북서울미술관에 걸린 적이 없다. 노원구에선 주민들을 위한 전시를 위해 내년도 예산 5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북서울미술관 관람객은 약 70만명, 하루 평균 599명에 이른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북서울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 두 곳과 레스토랑 방문객을 포함한다. 거기다 노원구가 지원하는 영화관람행사만을 위해 북서울미술관을 찾는 이도 적지 않다. 다목적홀은 2016년 1년 동안 딱 12번만 사용했다.

시민 한모(54)씨는 “시민 쉼터를 벗어나 현대미술 전문가들만의 놀이터로 전락한 지 오래”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betulo@seoul.co.kr
2018-11-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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