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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죄 증인 된 AI 스피커 알렉사…개인정보 활용 범위 시험대

살인범죄 증인 된 AI 스피커 알렉사…개인정보 활용 범위 시험대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8-11-13 13:57
업데이트 2018-11-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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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햄프셔주 법원 “살인 현장 녹음 정보 검찰에 제공” 판결

아마존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 아마폰 홈페이지 캡처
아마존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
아마폰 홈페이지 캡처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가 내년 미국 법정에 출두하게 됐다. 살인 현장에서 발생한 소리를 녹음한 ‘증인’이라는 이유에서다.

12일(현지시간) NBC뉴스 등에 따르면 뉴햄프셔주 법원은 지난 9일 “여성 2명을 흉기로 찔러 1급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티모시 베릴의 사건 조사를 위해 검찰이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에 녹음된 정보에 접근해 조사할 권한이 있다”면서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에코에 녹음된 개인 정보를 검찰에 제공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은 내년 5월로 예정돼 있다.

경찰은 지난해 1월 사건 현장에서 아마존 홈 스피커인 에코를 발견했다. 검찰은 베릴이 지난해 피해자를 공격하고 시신을 치우는 과정을 에코의 알렉사가 포착해 녹음했으며 이 내용을 아마존이 보관하는 서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아마존 대변인은 “법적으로 유효하고 구속력 있는 요구 없이는 고객 정보를 검찰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AI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에코 스피커는 인간 음성을 인식해 동작하며 최근에는 앰프, 리시버, 전자레인지, 스마트 플러그, 자동차 시스템 등 여러 기기와 연동해 사용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알렉사는 약 4만 5000여개의 명령어 스킬을 보유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지난해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사망 사건 조사를 위해 에코 스피커에 대한 수색영장 발부에 대해 반발했지만, 에코 소유자인 용의자가 조사에 동의하자 이의 제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AI 음성인식 기기 활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 침해, 법원이나 정부의 접근 권한과 허용 범위 등을 둘러싼 여러 쟁점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스마트 스피커 또는 그 정보를 지닌 회사가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넘겨줘야 하는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마존이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멀리 갈 것인지, 법원과 당국은 스마트 스피커로부터 증거를 수집하는 데 있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이번 사례가 확실히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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