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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비대위원장, “교내상 몰아주기, 다른 교사 딸 의대 진학 과정도 조사해야”

숙명여고 비대위원장, “교내상 몰아주기, 다른 교사 딸 의대 진학 과정도 조사해야”

유대근 기자
입력 2018-11-12 16:03
업데이트 2018-11-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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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해결할 의지 없거나 공범인 셈”
“아이들은 오히려 차분…교사들 앞에서 표정 관리”
학부모들, “쌍둥이 0점 처리 뒤 퇴학해야”
성적조작죄 인정 요구하는 학부모단체 회원들
성적조작죄 인정 요구하는 학부모단체 회원들 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 및 정답 유출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12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앞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교장, 교사의 성적 조작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1.12 연합뉴스
“다른 교사 자녀들의 대학 진학 과정은 물론 교내상 등 비교과 실적 몰아주기도 조사해야 합니다.”

경찰이 숙명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한 12일 이신우 숙명여고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교무부장의 자녀가 공부를 정말 못한데다 쌍둥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비리가) 밝혀진 것일뿐 알려지지 않은 부정은 더 많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숙명여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비대위는 학교 앞에서 촛불집회를 계속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학교 측을 압박해왔다. 경찰은 이날 이 학교 전임 교무부장 A(53·구속)씨와 쌍둥이 딸이 총 5회의 중간·기말고사 시험 문제와 정답을 빼돌렸다고 결론내리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면 A씨 부녀와 함께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한 전임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3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 비대위원장은 “경찰 수사 결과를 환영하지만 교장과 교감 등에 죄를 묻지 않은 건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이들의 방조가 없었다면 5번 이상의 부정행위가 가능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분노하는 이유도 여전히 교무부장 등 전·현직 교사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확정 판결날 때까지 지켜보자’는 식의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학교 측은 사태 해결 의지가 없거나 공범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이번에 드러난 비리를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있다. 이 비대위원장은 “학교 측이 사건 초기에 ‘자녀가 숙명여고에 다닌 교사들도 교감 등 정기고사 결재 라인에서 빠지지 않는게 관행’이라고 발언했었다”면서 “치대·의대 등에 진학했다는 소문이 있는 교사 자녀가 있는 만큼 이들의 입학 과정의 적정성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부모들은 쌍둥이 딸이 교내상을 받는 과정에도 A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쌍둥이의 시험지
쌍둥이의 시험지 경찰이 12일 공개한 쌍둥이의 일본어 시험지. 시험지를 받자마자 사전에 외웠던 정답(빨간 원 안)을 적어놓은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 비대위원장은 “수사로 학부모들은 들끓었지만 숙명여고 아이들은 오히려 내색하지 않고 차분했다”면서 “대학 입시에 교사들의 평가권이 크기 때문에 표정을 드러내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비대위 측은 이날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이제 학교는 시험 부정행위 학생들에 대한 자퇴서를 반려하고 학칙에 따라 (성적을) 0점 처리하고 퇴학시켜야 마땅하다”면서 “등수와 우수교과상을 도난당한 2학년 학생들에 대한 성적 재산정에 조속히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쌍둥이 자매의 시험 결과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2학년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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