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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화재 생존자들, 새로 옮긴 곳도 스프링클러 없다

고시원 화재 생존자들, 새로 옮긴 곳도 스프링클러 없다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8-11-11 22:39
업데이트 2018-11-1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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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화재로 7명이 사망한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 시민들의 추모 꽃이 놓여 있다. 2018.11.11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11일 오전 화재로 7명이 사망한 종로구 국일고시원 앞에 시민들의 추모 꽃이 놓여 있다. 2018.11.11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지난 9일 발생한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 생존자들이 구한 새 거처에도 화재 조기 진화를 위한 스프링클러가 일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종로구청 등에 따르면 국일고시원 화재 피해자들은 새 거처를 마련하고 있다.

병원에 있는 피해자를 제외하고 건물 2∼3층 거주자 18명이 고시원 7곳에 나눠 거주하고 있다. 종로구청은 피해자 본인이 원하는 고시원을 찾아오면 그곳에 거주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구청이 직접 나서 고시원을 구해줬다.

국일고시원에서 월 30만 원짜리 방에 살았다면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한 달 방값을 새 고시원에 치러줬다는 게 구청 설명이다.

하지만 종로구청이 알선해준 고시원과 일부 거주자들이 직접 찾은 고시원 등 총 2곳이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주히 고시원 사고 현장 오가는 경찰-소방
분주히 고시원 사고 현장 오가는 경찰-소방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경찰, 소방대원들이 추가 인명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시원 입구를 오가고 있다. 2018.11.9
연합뉴스
종로구청 관계자는 “구청 직원이 미리 화재 방지 시설 등을 확인했는데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사실을 놓쳤다”며 “스프링클러가 없는 곳에 새로 입주한 2명에게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알리고자 계속 연락을 하고 있지만, 일을 나갔는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소방 당국과 국일고시원 거주자들에 따르면 국일고시원 화재로 사망한 7명 가운데 일부는 창문이 없는 방에서 살다가 참변을 당했다.

창문 없는 방은 창문이 있는 방보다 월세가 4만원 저렴한 28만 원이었다.

창문 있는 방 거주자들이 창문과 에어컨 배관 등을 통해 외부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에 비춰보면 한 푼이라도 아껴야 했던 어려운 형편 때문에 탈출이 더 어려웠던 게 아니냐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고시원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 하창화(78) 한국백신 회장은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피해자들을 위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한국백신은 최근 비소가 검출된 일본산 도장형(경피용) BCG 백신의 한국 수입사로, 하 회장은 동생과 함께 각각 40%, 60%의 비율로 건물 지분을 갖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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