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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씨 영결식날 음주운전 가해자 구속…“사안 중하고 도주 우려”

윤창호씨 영결식날 음주운전 가해자 구속…“사안 중하고 도주 우려”

오세진 기자
입력 2018-11-11 17:01
업데이트 2018-11-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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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부산에서 음주운전을 해서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던 윤창호씨를 숨지게 한 박모(26)씨가 1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부산에서 음주운전을 해서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던 윤창호씨를 숨지게 한 박모(26)씨가 1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만취한 상태로 운전해서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윤창호씨를 숨지게 한 박모(26)씨가 윤씨의 영결식이 열린 11일 구속됐다.

박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정제민 판사는 “사안이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씨는 지난 9월 25일 새벽 음주운전을 하다가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앞 횡단보도에 서있던 윤씨와 배준범씨를 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던 윤씨는 병원 입원 46일째 되는 날인 지난 9일 세상을 떠났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81%였다. 박씨는 이 사고로 무릎을 크게 다쳐 전치 10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전날 오후에 집행해 사고 47일 만에 박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말 죄송하다. 벌을 달게 받고 속죄하면서 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이날 법원에 들어가면서도 취재진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여러 차례 남겼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윤씨 친구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음주운전 범죄로 더 이상 억울한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호소했고,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직접 만들어 국회의원 299명에게 메일을 보내 이른바 ‘윤창호법’ 제정을 제안했다.

가족들과 친구들의 노력으로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여야 의원 1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로 국회에 발의했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국군병원에서 엄수된 윤창호씨 영결식에서 윤창호씨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부산 해운대구 국군병원에서 엄수된 윤창호씨 영결식에서 윤창호씨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부산 해운대구 국군병원에서는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주관으로 윤씨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카투사 동료 김동휘 상병과 대학 친구 김민진씨가 윤씨를 추모하는 추도사를 낭독했다. 김씨는 추도사에서 “네가 우리 옆에 없다는 게 너무 어렵고 마음이 시리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역경을 헤치고 너의 이름 석 자가 명예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움직이겠다”면서 “고통 없는 그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아버지 윤기현씨는 “결국 창호를 이렇게 떠나보내게 돼 너무 안타깝다. 창호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갔다”면서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권에서 꼭 ‘윤창호법’을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사고 당일 윤씨와 함께 횡단보도에 있다가 사고를 당한 배준범씨가 휠체어를 타고 헌화하면서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윤씨를 태운 운구차는 부산 영락공원으로 향했다. 윤씨는 화장된 뒤 대전 추모공원에 안치된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국군병원에서 엄수된 윤창호씨 영결식. 고인의 군 동료들과 친구들이 고인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2018.11.11 연합뉴스
11일 부산 해운대구 국군병원에서 엄수된 윤창호씨 영결식. 고인의 군 동료들과 친구들이 고인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2018.11.11 연합뉴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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