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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아들 밀어 뜨려 골 막으려던 아빠 ‘올해의 아빠’?

골키퍼 아들 밀어 뜨려 골 막으려던 아빠 ‘올해의 아빠’?

임병선 기자
입력 2018-11-10 16:36
업데이트 2018-11-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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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선수가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려 공이 데굴데굴 굴러오는데도 골키퍼인 아들은 딴청만 했다. 이대로라면 실점할 것이 뻔했다. 다급해진 아빠는 아들을 밀어 넘어뜨렸고. 아들은 정확히 슈팅이 굴러오는 방향으로 넘어져 슈팅을 막아낸 것처럼 보였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애버리스트위스 근처 바우 스트리트 맥파이의 유소년 8세 이하 축구팀 골키퍼 오시안(6)의 아빠 필 햇필드(35)가 감행한 부성애 넘치는(?) 행동이 소셜미디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180만명 이상이 동영상을 봤고, 멀리 호주 방송에 소개될 정도였다. ‘올해의 아빠’로 선정될 것이 틀림 없다고 농담을 하는 누리꾼도 적지 않았다.

햇필드는 BBC 웨일스와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는 옆줄 근처에만 머무를 것이며 절대로 조용히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시즌 첫 출전한 오시안은 전반을 2-0으로 앞서며 상대 진영에서만 경기가 주로 진행되자 집중력을 잃었다. 햇필드는 “모든 플레이가 운동장 저쪽에서만 진행돼 그애는 할 일이 많지 않아 경기에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가가 경기에 집중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내가 뭐라고 하는지 못 알아 들은 그애가 도리어 내게 다가오길래 난 그저 아들이 있어야 할 곳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가 넘어진 것”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아빠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아들 몸에 맞고 튀어나온 공을 상대인 Llanilar 선수가 다시 차넣어 실점하고 말았다. 나중에 오시안은 한 골 더 먹어 팀은 2-2로 비겨 처음으로 승점 1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일간 데일리 메일은 팀이 2-4로 졌다고 완전히 다르게 보도했다. 정확한 경기 결과를 확인할 길이 없다.

감독 암린 이판스는 햇필드의 행동 때문에 배꼽을 잡고 웃느라 실점하는 장면도 보지 못했다고 어처구니 없는 소리를 했다. 그는 “(햇필드의 행동은) 코칭 매뉴얼에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타이밍이 완벽했다”며 “부모들과도 얘기했는데 많이들 재미있어 했다. 특히 오시안이 매우 즐거워했다”고 키득거렸다.

그러나 웨일스축구협회(FAW)는 그냥 웃어넘기지 않을지 모른다. 대변인은 “동영상이 많은 관심을 끌었고 많은 웃음을 선사한 데 감사드린다. 하지만 FAW는 부모나 후견인, 관중들을 위한 행동규범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된 클럽들을 감독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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