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FFVD·정상합의 이행안 논의”
비건·최선희, 비핵화 검증안 협상할 듯폼페이오·김영철, 진전 위한 큰틀 논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5월 양국 고위급회담 장소인 뉴욕 맨해튼 38번가의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8일 김영철 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을 포함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4가지 축에 대한 진전을 만들기 위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더 나아가 영변 핵시설 사찰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 비핵화 검증 로드맵을 완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한은 풍계리·동창리 폐쇄·검증 약속에 걸맞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약속 등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2일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의 권정근 소장은 조선중앙통신에 ‘언제면 어리석은 과욕과 망상에서 깨어나겠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에 과분할 정도로 줄 것은 다 준 조건에서 이제는 미국이 상응한 화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의 난제를 풀 열쇠는 비핵화 실무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비건 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쥐고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 검증 등의 구체적인 로드맵은 고위급보다 실무급 협상의 의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뉴욕 회담은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의 고위급과 ‘비건-최선희’ 라인의 실무급 회담이 투 트랙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미가 ‘비핵화와 보상’ 빅딜 합의뿐 아니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 장소, 의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미가 고위급에서 비핵화의 진전의 큰 틀을 논의하고 실무급에서 구체적인 의제 조율과 이행 방안 등을 협의하는 투 트랙 형태를 취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11-07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