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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견문기] 1000호 넘긴 월간지 ‘시조’… 110년 역사 오롯이

[흥미진진 견문기] 1000호 넘긴 월간지 ‘시조’… 110년 역사 오롯이

입력 2018-10-31 17:34
업데이트 2018-10-3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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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아파트 숲은 ‘청량리588’ 흔적 지워
서울시립대 목조건물 ‘자작마루’ 획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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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는 국내 최장수 월간지 ‘시조’를 110년 가까이 발행 중이다.
시조사는 국내 최장수 월간지 ‘시조’를 110년 가까이 발행 중이다.
첫 코스는 회기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시조사’였다. 시조사는 국내 최장수 월간지 ‘시조’를 발간하고 있다. 110년 가까이 발행한 잡지가 통권 1000호를 넘었다. 나무껍질이 종이처럼 하얗고 얇아 쉽게 벗겨지는 자작나무가 이 지역에 많았다는 김은선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서울시립대 안 경농관과 자작마루를 둘러봤다. 내부 천장이 뾰족한 삼각형의 형태를 이룬 높은 목조 건물에서는 따뜻함과 아늑함이 느껴졌다. 1937년 지어진 것으로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8각 기둥의 현대적 느낌과 아치형의 출입구가 당시로서는 획기적 양식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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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천장이 뾰족한 서울시립대 자작마루.
내부천장이 뾰족한 서울시립대 자작마루.
떡전교를 건널 즈음 고가도로 너머로 보이는 최신식 고층 아파트 숲이 과거 ‘청량리 588’ 집창촌이었다.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변해 버렸지만 교통과 교육의 요지로 새롭게 떠오른 청량리의 미래를 실감할 수 있었다.

회기역에서 청량리로 넘어가는 고가길 옆에는 대충 봐도 10개가 넘는 철길이 여러 갈래로 펼쳐져 있었다. 우리네 인생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마다 출발점이 다르고 행선지가 다른 여러 갈래의 철길이 올라가거나 내려가고, 빨리 가거나 돌아가는 길로 좁혀졌다. 제기역에서 다섯 갈래로 통합된다고 했다.

이곳에 자생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시장은 복잡하고 낡은 건물의 이미지를 벗고 환하고 쾌적한 동선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 훈훈함이 남아 전통시장의 매력을 뽐내기에 충분했다. 빛깔 고운 과일 탑을 지나 각종 건어물 가게 옆으로 전을 지져내는 고소한 기름 냄새가 가득한 골목도 지나쳤다. 알록달록한 추억의 옛날과자점 앞에서는 잠시나마 눈이 행복했다.
이지현(책마루연구원)
이지현(책마루연구원)
서울한방진흥센터 보제원에 들렀다. 서울약령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국인 관광객에게 동양 의술을 경험하게 하고 노약자들에겐 한방치료의 기회를 제공한다. 때마침 한방문화축제가 열리는 중이라 어린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시민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다. 간간이 얄궂게 불던 바람은 어느새 사라졌고 맑고 화창한 가을 하늘에서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었다. 기분 좋은 가을 오후가 그렇게 지나고 있었다.

이지현 (책마루연구원)

2018-11-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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