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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만난 비건 美 대북대표 “韓, 2차 북미회담 지원해 달라”

임종석 만난 비건 美 대북대표 “韓, 2차 북미회담 지원해 달라”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10-30 01:02
업데이트 2018-10-30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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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먼저 요청… 정의용은 오늘 만나

美 보수집단 ‘과속’ 우려도 전달한 듯
손학규 “任 자기정치… 또 다른 최순실” 남북·북미관계 전면 나서자 견제 확산
강경화 외교, 폼페이오 美국무와 통화…완전한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등 협의
강경화·이도훈도 만나… “한·미, 北 ‘FFVD’ 목표 공유”
강경화·이도훈도 만나… “한·미, 北 ‘FFVD’ 목표 공유” 이도훈(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왼쪽)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북한과 실무협의가 가급적 빠르게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한·미는) 한반도에서 지난 70년간의 적대 종식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9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아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다. 미 국무부 인사가 외교 카운터파트가 아닌 대통령 비서실장을 면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이번 면담은 미국 측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이 남북 관계 실무를 총괄하는 임 실장과 뭔가 심도 있게 논의할 게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현재 한·미 관계가 미세한 부분에서 조율할 게 있는 중대한 국면이라는 얘기도 된다. 평시 같으면 정 실장을 만나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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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이도훈도 만나… “한·미, 北 ‘FFVD’ 목표 공유”
강경화·이도훈도 만나… “한·미, 北 ‘FFVD’ 목표 공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기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면담할 때 들고 있던 한반도 지도.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청와대는 “임 실장과 비건 대표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북·미 회담 진행 사안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임 실장은 북·미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고, 비건 대표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면담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케빈 킴 비건대표 선임보좌관이 배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관계 진전 과정에서 물 샐 틈 없는 한·미 공조, 특히 충분한 사전 협의 요청과 북·미 간 중재에 나서 달라는 두 가지 측면이 모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차 남북 정상회담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한 군사합의서와 관련, 미 국무부는 우리 외교부에 불만을 표시했다. 한·미 군사당국 간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졌음에도 미 국무부와 미 국방부 간 소통이 없었던 데 따른 일이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공론화한 뒤 미국 내 보수성향 전문가집단에서 ‘과속’ 우려가 고조되는 것과 관련, 우려를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유세에서 “나는 핵실험이 없는 한 (비핵화 협상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상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과 비건 대표의 면담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이날 밤늦게 청와대는 비건 대표가 30일 오후 정 실장을 만난다는 일정을 별도로 밝혔다.

이처럼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임 실장이 남북, 북·미 관계의 전면에 나서면서 정치권에서는 견제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임 실장을 겨냥해 “자기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공세를 폈다. 임 실장이 지난 17일 지뢰 제거 작업 중인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동영상과 함께 직접 읽은 내레이션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과 관련, 손 대표는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화살머리고지 방문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상황 점검을 위한 것이었고, 내레이션도 소통수석실에서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저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대이란 제재 예외 인정 문제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10-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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