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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구단주 사망 공식 발표 “다행히 부녀가 함께 당하지 않아”

레스터 구단주 사망 공식 발표 “다행히 부녀가 함께 당하지 않아”

임병선 기자
입력 2018-10-29 08:03
업데이트 2018-10-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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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 승객 이사벨라 로사 레초비츠, 에릭 스와퍼 기장, 누르사라 숙나마이, 카베포른 푼파레.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 승객 이사벨라 로사 레초비츠, 에릭 스와퍼 기장, 누르사라 숙나마이, 카베포른 푼파레.
다행히 부녀가 함께 변을 당하진 않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레스터 시티의 동화를 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61·태국) 구단주가 27일(이하 현지시간) 킹파워 스타디움 피치를 이륙하자마자 주차장 바닥에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던 전용 헬리콥터 안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구단이 28일 공식 발표했다. 헬기 안에는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와 조종사 에릭 스와퍼, 구단 스태프인 누르사라 숙나마이와 카베포른 푼파레, 승객 이사벨라 로사 레초비츠 등 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1-1 무승부로 끝난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경기가 끝난 지 한 시간이 흐른 밤 8시 30분쯤 그라운드 피치를 이륙했지만 곧바로 조종 능력을 상실해 스파이럴 비행을 하다 관중석을 피해 경기장 밖 주차장 바닥에 충돌한 뒤 폭발했다. 로이터 통신 등은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가 딸과 함께 탑승하고 있었다고 전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프로풋볼(NFL) 잭슨빌 재규어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 경기가 열린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은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 일행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레스터 시티 구단의 상징색을 조명으로 밝혔다. 웸블리 스타디움 제공
28일(현지시간) 미국 프로풋볼(NFL) 잭슨빌 재규어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 경기가 열린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은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 일행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레스터 시티 구단의 상징색을 조명으로 밝혔다.
웸블리 스타디움 제공
네 자녀의 아버지인 고인은 태국 최대 면세점 킹파워 인터내셔널의 창업자로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의해 49억 달러(약 6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아 태국에서 네 번째 부자로 선정됐다. 그는 2010년 레스터 구단을 3900만 파운드(약 570억원)에 인수해 2014년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켰다. 3년 안에 유럽 대항전에 출전시키겠다며 1억 8000만 파운드(약 2630억원)를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는데 2016년 리그 3패만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처녀 우승을 차지하고 이듬해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시켜 약속을 지켰다. 역대 팀 스포츠 사상 가장 놀라운 기적을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승 후 19명의 선수들에게 대당 10만 파운드(약 1억 5000만원)의 BMW 승용차를 선물해 화제가 됐다.

사고 직후부터 킹파워 스타디움 바깥 벽에 꽃과 스카프를 내거는 등 추모 열기가 이어졌는데 구단은 30일 아침부터 킹파워 스타디움에 조문록을 비치하고 사우샘프턴과의 EFL컵 경기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축구계 전체가 참변을 애도해준 데 대해 “정녕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팀의 주장인 웨스 모건은 트위터에 “우리 구단주의 소식을 듣고 정말 애통하며 황망하다”며 “우리 레스터시티의 모든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았던 남자였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공격수 제이미 바디도 “적절한 말을 찾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당신은 내게 레전드였으며 진정 따듯한 마음을 가진 믿기지 않는 남자였다. 당신이 해낸 모든 일들에 감사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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