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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보도문·군사분계선 프리패스… 신뢰 커진 남북軍 ‘실용 회담’

자율 보도문·군사분계선 프리패스… 신뢰 커진 남북軍 ‘실용 회담’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10-28 22:44
업데이트 2018-10-2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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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3배 걸리는 공동보도문 대신 유연

北, 차 타고 MDL 넘게한 것도 이례적
이르면 새달 ‘JSA 자유왕래’의 신호탄
통일부, 연락사무소 개보수 내역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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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 비무장화 검증 완료
JSA 비무장화 검증 완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비무장화 검증이 완료된 시설에 확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국방부는 28일 “판문점 JSA 비무장화 조치에 대한 남·북·유엔군사령부 3자의 공동 검증이 지난 27일 종료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에서 남북 대표단이 사상 유례없이 실용적인 자세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경직된 조직인 군이 가장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우선 양측은 이날 회담 후 ‘공동 보도문’ 대신 ‘보도문’을 냈다. 공동보도문은 단어와 조사까지 일치시키는 반면 보도문은 내용은 같지만, 표현은 각자 정할 수 있다. 덕분에 이날 회담은 굵직한 성과들을 내고도 불과 5시간 만에 끝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공동보도문을 내려면 회담 내용을 협의하는 시간보다 단어 결정에 3배쯤은 시간을 허비한다. 양측 모두 상부에 하나하나 물어봐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면에서 내용을 일치시키고 표현에는 자율성을 둔 각각의 보도문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에는 서해북방한계선(NLL)이냐 서해열점수역이냐 용어 선택을 두고 8시간이나 갈등을 빚은 적도 있다”며 “이제 그런 일을 피할 필요가 있다”덧붙였다.

이날 비가 오자 북측이 남측 대표단에게 차량으로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프리 패스’토록 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동안은 MDL을 넘을 때 차량에서 내려 걸어가는 게 관례였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작될 JSA 자유 왕래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JSA 비무장화 과정에서 북한이 발견한 지뢰 4발을 터뜨리겠다고 먼저 전해오는 등 양측 군사당국 모두 말한 것은 지킨다는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며 “불필요한 검증이나 기싸움이 없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 비용(97억 8000만원)이 항목별로 재료비 34억 9000만원, 노무비 25억 8000만원, 경비 8억 5000만원, 부대비용 26억 9000만원, 감리비 1억 7000만원 등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노무비가 특수지역에 따른 임금 할증(40∼45%)과 하루 4.5∼5시간인 근무시간 제약 때문에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10-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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