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산은, 한국GM 법인분리 계획 알고도 6개월간 손놓았다

산은, 한국GM 법인분리 계획 알고도 6개월간 손놓았다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8-10-22 21:44
업데이트 2018-10-22 21:5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국감 참석 이동걸 회장 “4월 협상 때 인지”
노조 파업 무산…산은 “주주권 침해 소송”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둘러싸고 노동조합의 파업이 무산됐다. 그러나 한국GM의 ‘일방통행’ 속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하면서 사태는 장기화 국면으로 진입하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날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가 제기한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중노위는 “한국GM은 노동쟁의 상태가 아니다”라면서 “법인 분리 문제는 조정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권을 포함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경우 불법 파업이 된다.

경영정상화 5개월 만의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법인 분리 문제는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법인 분할에) 가처분 (소송을) 내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GM은 지난 19일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단독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법인 분리를 의결했다. 이 회장은 “법인 분할이 강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법인 분리가 주주권 침해가 있는지 판단하고 관련 내용을 확실하게 끌어내기 위해 소송을 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GM의 일방통행 속에 산업은행이 2대 주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날 이 회장은 “지난 4월 한국 정부와 GM의 협상 마지막날 GM이 (한국법인 분리 계획을) 제기했다”면서 “논의 사항이 아니라고 거절해서 경영정상화 방안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인 분리 계획을 4월에 인지했으면서도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추궁하지 않았다가 법인 분리를 강행하자 손도 쓰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이날 한국GM에 출자하기로 한 8000억원 중 아직 집행하지 않은 4000억원을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법인 분리를) 철수로 단정할 수 없다”는 등의 답변으로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한국GM은 법인 분할의 뜻을 분명히 했다. 최종 한국GM 부사장은 “(법인 분리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산업은행의 거부권 대상이 아니라고 이해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29일 열리는 종합감사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법인 분리 문제를 추궁하기로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8-10-23 6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