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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 사내 왕따 얼마나 심했길래

LG하우시스 사내 왕따 얼마나 심했길래

남인우 기자
남인우 기자
입력 2018-10-17 17:15
업데이트 2018-10-1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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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모임까지 결성, 노조 활동 등의 이유로 집단따돌림

대기업 근로자들이 수년간 직장에서 조직적인 괴롭힘과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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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 직장 내 집단 괴롭힘 피해자 모임’이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내의 비상식적 조직문화를 폭로하고 있다.
‘LG하우시스 직장 내 집단 괴롭힘 피해자 모임’이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내의 비상식적 조직문화를 폭로하고 있다.


이들은 악행의 배후로 팀장을 지목했다.

LG하우시스 옥산공장 생산팀 근로자 6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이날 “팀장 등의 주도로 오랜기간 따돌림과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노조간부로 활동했거나 노조 지침을 따랐다는 게 이유였다. 어울리지 말라는 팀원과 친하게 지내거나 잘못된 조직문화를 비판하다가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김모(32)씨는 2013년 노조 지침에 따라 리본을 달고 노조 조끼를 입은 게 발단이 됐다. 팀장은 신입사원 교육과정에서 김씨를 어울리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지목했다. 이 때부터 직장내 선후배들의 왕따가 시작됐다. 후배들은 김씨에게 욕까지 하며 모욕감을 줬다. 작업도중 후배에게 맞은 적도 있다. 월급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잔업과 휴일근로에서 배제돼 한달에 가져가는 돈이 반토막 나기도 했다. 3차례 타부서 근무를 희망했지만 팀장은 매번 신청서를 반려했다.

강모(31)씨는 팀장 눈밖에 난 동료들과 가까이 지내자 집단 따돌림의 표적이 됐다. 동료들이 말을 걸지 않았고, 부서 회식과 연장근로에서 제외됐다. 회사생활이 엉망이 되자 지난 5월 자동차 안에서 번개탄으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다른 직원은 2005년 작업도중 허리를 다쳐 산업재해 처리를 하려하자 조용히 있으라는 팀장의 압박이 가해졌다. 이후 따돌림이 시작됐고 2012년 노조 전임활동을 하자 따돌림은 더욱 심해졌다.

살벌한 조직문화로 98명인 생산팀에서 최근 2년간 15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들은 지난해 4월 발생한 동료 유모(38)씨의 자살도 왕따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음주 교통사고를 낸 게 자살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유씨가 자살관련 카페에 왕따의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조광복 노무사는 “김씨가 후배에게 폭행당하면서 따돌림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10개월이 넘도록 회사의 개선노력이 없다”며 “팀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차원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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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 인사담당자들이 17일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는 근로자들의 주장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LG하우시스 인사담당자들이 17일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는 근로자들의 주장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책임을 통감한다.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겠다”면서 “군대식 문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집단 따돌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씨의 자살시도는 휴직중에 발생한 점으로 미뤄 개인문제가 원인같다”며 “최근 실시한 직장문화 설문조사에서 80%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직율이 높은 것은 생산팀의 업무강도 때문”이라고 했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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