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딘가 가야할 때 이렇게 기다리면 어딘가가 내게로 와.’
“무슨 요일이지?” “오늘이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이군.”
듣고 있으면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짧지만 묵직한 이 문장들. 빨간 스웨터를 입은 작고 통통한 ‘곰돌이 푸’의 명쾌한 메시지는 어쩐지 지친 마음을 다독인다.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당신이라면 새달 3일 개봉하는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를 보는 건 어떨까. ‘귀여운 철학자’ 곰돌이 푸가 전하는 꿀같은 ‘인생 명언’이 곳곳에 가득하다.
디즈니의 세 번째 라이브액션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곰돌이 푸’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푸를 비롯해 피글렛, 티거, 이요르, 캉가, 루 등 숲 속에 사는 동물 친구들은 원작 소설의 설정처럼 봉제인형으로 등장한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영국 출신 배우 이완 맥그리거가, 로빈의 아내 에블린은 헤일리 앳웰이 맡았다.
1926년 출간된 원작 동화는 기숙 학교에 입학하게 된 소년 크리스토퍼 로빈이 헌드레드 에이커 숲에 사는 봉제인형 곰돌이 푸에게 이제 진지하고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할 때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영화는 아내와 딸을 둔 가장으로서, 불황에 빠진 가방 회사의 직원으로서 위기를 겪는 로빈의 이야기에서 새로 시작한다.
뻔한 줄거리 같지만 이 영화가 뻔하지 않은 건 매사 느긋하고 긍정적인 푸가 전하는 뜻밖의 위로 때문이다. 푸는 자신의 마음을 돌볼 새도 없이 일상에 치여 사는 우리에게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진리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