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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첫 ‘무개차’ 질주… 평양시민 “조국통일” 외쳤다

남북 정상 첫 ‘무개차’ 질주… 평양시민 “조국통일” 외쳤다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8-09-18 17:54
업데이트 2018-09-1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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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김정은 깜짝 카퍼레이드

다른 차 타고 가다가 도심 입구서 동승
한복 입은 여성, 文대통령에게 꽃다발
여명거리 지나 백화원까지 수㎞ 달려
시민들 꽃술·한반도기 등 흔들며 환영
두 정상 손들어 인사… 종종 대화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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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려 손 흔드는 文대통령
차에서 내려 손 흔드는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다 잠시 차에서 내린 뒤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은 흔들며 화답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환영식을 마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다른 차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먼저 출발하고, 이어 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차를 타고 뒤를 따랐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차를 타고 간 것과 달랐다. 당시 두 정상이 북측이 준비한 차에 동승하면서 김 대통령에 대한 경호 논란이 남한에서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 평양 시내 중심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서성구역 버드나무거리부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무개차에 동승해 연도에 선 평양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카퍼레이드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남북 정상이 함께 평양에서 무개차로 카퍼레이드를 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평양시내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북측이 준비한 무개차를 타고 20분간 카퍼레이드를 벌인 바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오픈카에 함께 타지 않고 4·25 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기다리다 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순안공항에서 환송행사를 마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각 차량에 탑승해 숙소인 백화원으로 출발했다. 북한 주민의 연도 환영은 순안공항~3대혁명전시관~영생탑~여명거리~금수산태양궁전~백화원 영빈관까지 수㎞에 달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탄 차량이 서성구역 버드나무 거리 3대혁명전시관 주변에서 멈춰 서자 한복을 입은 젊은 여성이 문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다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이를 넘겨받았다. 두 정상은 한동안 걸어 가면서 평양 시민에게 손을 흔들었고 이어 뒷좌석 지붕이 없는 벤츠 S600 차량에 동승했다. 정장과 한복 차림의 평양 시민은 도로 옆에 늘어서 꽃과 인공기·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쳤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환한 얼굴로 서서 도로 양쪽에 끝도 없이 늘어선 환영 인파들에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두 정상은 종종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이 탄 무개차는 21대의 오토바이 호위를 받으며 평양 도로를 미끄러지듯 달려갔다. 용흥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무개차는 과학기술자들이 주로 사는 고층 건물 신시가지인 여명거리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지나 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에 도착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시절 혈맹이나 특수관계의 국가수반이 방문할 때마다 평양시내 주요 도로에서 주민들이 환영하는 행사를 자주 열었다.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무개차 카퍼레이드는 2001년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경우가 유일하다.

평양공동취재단·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8-09-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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