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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42㎞ 평양·서울에 가까이” 정상회담 날 강명구 서해를 보다

“오늘도 42㎞ 평양·서울에 가까이” 정상회담 날 강명구 서해를 보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9-18 16:17
업데이트 2018-09-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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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3분 “정상회담 큰 성과 있기를 기대하면서 힘차게 고고씽!”

오후 2시 44분 “오늘도 42㎞만큼 평양과 서울에 가까워졌습니다.”

지난해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떠나 1년 넘게 매일 40㎞를 뛰고 있는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62)씨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린 18일 오후 칭황다오(秦王島) 근처에 이르렀다. 강씨는 이날 아침 카카오톡에 문자 하나를 날린 뒤 7시간여 만에 도착했다는 문자를 날렸다. 칭황다오 시까지는 20㎞ 남긴 지점이다.

우리에게 산하이관(山海關)으로 알려진 허베이 평원의 동쪽 끝이며 멀리 서해가 건너다 보이는 허베이 유일의 부동항에 다다른 것이다.
지난 8일 베이징에 도착해 가족, 친구들과 회포의 정을 나누며 며칠 휴식을 취한 그는 더욱 힘을 내고 있다. 사진은 본인도 힘들텐데 휠체어를 끄는 여성 장애인이 안타까워 뒤에서 밀어주는 장면이다.

그는 매일 40㎞를 옮기는 고단한 여정 중에도 ‘유라시아에서 들려주는 사랑과 모험, 평화 이야기-117편’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뛰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어 옮긴다.

“내 달리기는 그리움을 찾아 나선 맹구의 모험 같은 것이다. 젊은 시절 거의 모든 시간을 그녀를 그리워하면서도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며 애만 태우고 좌절했었다. 그 그리움이 너무 간절하기에 이 길고 험한 여정에 나는 한 번도 지루해하거나, 두려움이나 불안에 떨지 않았다.

이젠 그 그리움이 은숙이였다가 조국의 자주 평화통일도 되고, 세계 평화이었다가, 다시 아버지와 화해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할아버지 묘소 참배이기도 했다. 또, 한 번도 보지 못한 고종사촌을 만나고픈 여망이 되기도 했다. 그것은 때로 새로운 평화 세상을 여는 가슴 벅찬 희망이 되기도 한다.

그 시절 그 큰 좌절은 이제 와서 내 유라시아 횡단 마라톤을 지금껏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정신력의 근원이요, 내 글의 자양분이 되었다. 평화,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실행에 옮기는 영감이 되었고, 그것을 추진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영혼이 허기질 때 언제라도 꺼내서 우려 먹는 곰국 같은 존재가 되었다.

기필코 압록강을 건너 평양을 거쳐 판문점을 넘어 광화문에 도착하겠다는 나의 결기의 원천이 된 것이 재미있고 통쾌하다. 이제 나는 말도 못하고 속으로 애만 태우던 그 때의 내가 아니다. 새로운 나의 은숙이를 위하여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운 유라시아가 키워낸 새로운 나다.”

‘강명구 유라시아 평화마라톤과 함께 하는 사람들’(평마사)의 송인엽 공동대표는 앞서 강씨의 두 코멘트에 대해 “이미 대단한 여정, 인류 최초의 쾌거, 생명체 최장의 이동거리, 드날리는 세계평화 한반도평화통일, 그러니 그에게는 화룡점정의 할 일이 남아, 북녘의 할아버지 산소와 단군왕검릉에 참배하고, DMZ를 뛰어넘어 펑화통일의 물꼬를 트는, 지금까지 13,500km는 영웅 개인의 초인의 인내력으로, 지금부터 북녘 입경은 우리들의 박수와 성원으로 가능하리라, 시방 평양의 두 분도 힘을 보태 주시라”고 적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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