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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를 17.2초에 420번, 볼수록 놀라운 킵초게 세계기록

100m를 17.2초에 420번, 볼수록 놀라운 킵초게 세계기록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9-18 07:19
업데이트 2018-09-1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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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0km의 속도로 2시간을 꼬박 달려 지난 16일 베를린마라톤 결승선을 맨먼저 통과하는 엘리우드 킵초게가 생긋 웃어 보이고 있다.
시속 20km의 속도로 2시간을 꼬박 달려 지난 16일 베를린마라톤 결승선을 맨먼저 통과하는 엘리우드 킵초게가 생긋 웃어 보이고 있다.
우리네 평범한 직장인이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에서 시속 20㎞로 설정해놓고 2시간01분39초 동안 뛴다고 상상해보라.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렇게 바꿔 말하면 조금 느리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100m를 17.2초에 달린 뒤 그저 쉬지 않고 420번 그렇게 하면 된다고 말이다. 200m를 34초60에 달리는데 211번 그렇게 하면 된다고 고쳐 말해도 마찬가지다. 우리 대다수는 1분이나 2분 계속하기도 힘들지만 지난 16일 베를린마라톤에서 새 세계기록을 작성한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는 바로 그걸 해낸 것이라며 영국 BBC가 그의 세계기록 뒤에 숨은 통계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마라톤이 지금처럼 42.195㎞ 코스에서 맨처음 열린 것은 1908년 런던올림픽 때였는데 자니 헤이스(미국)가 2시간55분18초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그 뒤 훈련 방법과 기술이 진화하면서 많은 기록들이 경신됐다. 4년 전 베를린마라톤에서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2시간02분 57초로 2시간3분대를 맨처음 돌파했다. 키메토는 이전 세계기록을 26초 앞당겼으며 그 전 세계기록은 그 전 것을 15초 앞당긴 것이었다. 이렇게 더딘 진행을 보이던 마라톤 세계기록은 킵초게에 의해 갑자기 78초가 단축됐다. 데릭 클레이턴(호주)이 1967년 2분37초를 경신한 데 이어 51년 만에 1분 이상 기록이 당겨지는 일이 벌어졌다.

런던마라톤의 남자 마스터스 참가자 평균 기록이 3시간48분대로 킵초게 기록보다 1시간45분이나 느린 셈이다.
킵초게는 11차례 마라톤 레이스에 나서 10차례 우승하고 딱 한 번 2위로 완주했다. 베를린과 런던 대회를 세 차례씩 우승했고 각각의 대회 기록을 갖고 있다.

15년 동안 세계기록이 일곱 차례 경신됐는데 모두 베를린 대회에서였다. 그만큼 코스가 평탄하고 쉽다는 뜻이다. 킵초게의 평균 속도는 시속 20㎞였으며 400m를 68.8초에 계속 뛰었다. 30㎞ 지점까지 1시간26분45초로 지금까지 어느 선수도 달려보지 못했던 기록이었다. 후반 21.08㎞는 전반(1시간01분06초)보다 더 빨리 달려 1시간00분33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킵초게의 세계기록 반환점까지 지점별 통과 기록
킵초게의 세계기록 반환점까지 지점별 통과 기록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존 멀킨이 지적한대로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얘기라고 방송은 결론 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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