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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버노 미 대법관 후보 고교 때 강간미수” 피해 여성 스스로 신원 공개

“캐버노 미 대법관 후보 고교 때 강간미수” 피해 여성 스스로 신원 공개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8-09-17 07:46
업데이트 2018-09-1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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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가 고교 시절 강간미수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8.9.17.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브렛 캐버노(53)가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주장했던 피해 여성이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이 여성이 캘리포니아 주의 팔로알토 대학에서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크리스틴 포드(51)라고 보도했다.

WP는 “포드는 자신의 이야기가 알려질 것이라면 자신의 입을 통해 알려져야 한다고 결심했다”면서 포드가 전한 이야기를 보도했다.

포드는 1980년대 초의 어느 여름날,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집에서 열린 고교생 모임에서 비틀거릴 정도로 만취한 캐버노 지명자와 그의 친구가 자신을 침실에 가둔 뒤, 캐버노가 자신을 침대 위로 꼼짝 못 하게 몰아넣었다고 전했다.

친구가 보는 앞에서 캐버노는 포드의 몸을 더듬으며 옷을 벗기려 했고, 포드가 소리를 지르려고 하자 입을 틀어막았다고도 했다.

포드는 “나는 그가 우발적으로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는 날 공격했고, 옷을 벗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포드는 2012년 남편과 함께 부부 상담치료를 받을 때까지 누구에게도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WP가 입수한 치료사의 노트에 따르면 포드는 이 사건을 ‘강간미수’로 기술한 것으로 돼 있다. 포드는 이 사건이 트라우마처럼 자신의 인생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다고 기술했다.

포드가 WP를 처음 접촉한 것은 캐버노가 대법관 유력 후보로 거론된 7월 초였다. 이때쯤 포드는 자신의 지역구 의원인 애나 에슈(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에게도 접촉했다.

포드는 같은달 하순 애슈 의원 사무실을 통해 법사위 소속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에게도 편지를 보내 이 사건을 ‘폭로’하면서 자신의 신상 등을 기밀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포드는 WP에게도 자신의 사연을 전하면서도 실명으로 이야기하길 거부했었다.

포드는 자신의 주장이 공개될 경우 거짓말쟁이로 공격받을 수 있다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전직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부터 거짓말 테스트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8월 하순쯤까지도 그는 이 사건이 공개돼도 자신의 삶만 크게 흔들리고 캐버노의 낙마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파인스타인에게 보낸 편지가 지난주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폭로 내용이 새어나가기 시작했고, 기자들이 자신에 대해 알아내 집으로 찾아오고, 자신의 동료들에게까지 전화하면서 포드는 신원 노출의 위협을 느꼈다.

지난 14일 공화당 소속의 척 그레슬리(아이오와) 상원 법사위원장이 캐버노 지명자를 옹호하는 고교 시절 여성 지인 65명 명의의 편지를 공개하는 등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 양상이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부정확한 이야기도 떠돌아다녔다.

이에 포드는 어차피 신원이 공개될 시점이 임박해졌다고 느끼고 결국 스스로 신원을 밝히기로 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포드는 WP에 “이제 나의 시민적 책무가 보복에 대한 괴로움과 공포보다 앞선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포드의 이러한 주장에 캐버노 지명자는 백악관을 통해 “절대적으로 명백히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반복한 채 추가 언급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 2006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판사로 임용된 보수 법조인인 캐버노가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보수 성향의 판사가 수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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