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틀리다’는 틀렸다?/이경우 어문팀장

입력 : ㅣ 수정 : 2018-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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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은) 피부색이 틀려.”
이경우 어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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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우 어문팀장

이렇게 말하면 두 가지 ‘가르침’이 뒤따른다. “그렇게 말하면 안 돼. ‘다른 거’지 어떻게 ‘틀린 거’야. 피부색이 다르다고 잘못된 건 아니잖아. 차이를 인정해야 해. 그러니까 앞으로는 ‘피부색이 달라’라고 말해야 해.” 국어 ‘지식’이 반영된 인권적 시각에서 본 ‘가르침’이다.

또 하나는 국어 지식을 알려 주는 것이다. 더 강하고 오래됐다. “‘틀리다’는 ‘다르다’와 구별해 써야 하는 말이야. ‘틀리다’는 ‘계산(답)이 틀렸어’에서처럼 셈이나 사실이 그르게 됐거나 어긋났다는 뜻이야. ‘다르다’는 말 그대로 ‘같지 않다’는 뜻이고. 영어 ‘롱’(wrong·틀리다)과 ‘디퍼런트’(different·다르다)의 관계로 보면 돼. 피부색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라야 맞지.”

많고 오래된 ‘가르침’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움찔하거나 맞장구치거나 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틀리다’에 ‘다르다’는 의미도 포함시킨다. ‘다른 것’은 ‘틀린 것’도 된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라고 계속 지적할 일인지.

wlee@seoul.co.kr
2018-09-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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