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애 청문회서 고성 지르며 발언 막은 여상규 의원…박지원과 거친 설전

입력 : ㅣ 수정 : 2018-09-1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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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자유한국당)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 여상규(자유한국당)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를 진행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1일 고성이 오갔다. 후보자에게 질문을 하던 여야 의원 간, 또는 후보자와 의원 간에 벌어진 말싸움이 아니었다.

청문회를 진행하는 법사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사위원들, 특히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날 설전의 발단은 이은애 후보자를 상대로 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서 비롯됐다. 조응천 의원은 최근 사법농단과 관련해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부의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법원의 압수수색이나 구속 영장 기각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 때 여상규 위원장이 발언을 제지하고 나섰다. 그는 “이미 진행된 재판 결과를 놓고 부당한 것 아니냐며 국회에서 의논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발언권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발언을 왜 막느냐.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여상규 위원장은 “뭐가 안돼! 지금 이 회의 진행권은 위원장이 가지고 있어. 어디서 큰 소리야”며 고성을 질렀다. 이어 “계속 떠들면 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테니까 알아서 하세요”라며 반발을 무시했다.

“정치권에서 사법부에 압력을 넣고 관여해서는 안 된다”면서 같은 당의 주광덕 의원에게 발언권을 넘겼다.

계속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청문회는 잠시 중단된 채 여야 간사가 긴급회의를 가졌다. 회의가 재개된 후 여상규 위원장은 “사법부는 정치적 중립이 중요하다. 그 문제를 지적한 것이었고, 정치권도 특정 재판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라고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상황을 지켜보던 박지원 의원이 나섰다. 박지원 의원은 “아무리 사법부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개인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국회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여상규 위원장은 “불복 절차가 있다. 사법부의 결정에 대해서는 불복 절차를 따르면 될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박지원 의원은 “위원장이 사회만 보면 되지, 무슨 당신이 판사냐”고 따졌고, 여상규 위원장은 “당신이? 뭐하는 거야! 지금 당신이라니!”라면서 분노했다. 박지원 의원도 “당신이지, 그럼 우리 형님이냐”고 받아쳤고, 여상규 위원장은 “보자보자 하니까 말이야”라며 화를 내 청문회가 중단됐다.

여상규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1993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판사 시절 ‘진도 가족 간첩단 사건’ 1심을 맡았는데, 이 사건은 대표적인 간첩 조작 사건으로 재심을 거쳐 2009년 당시 사형, 징역 등 실형을 받았던 이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이와 관련해 여상규 의원과 전화 통화에서 ‘당시 1심 판결로 1명의 삶이 망가졌다. 책임을 못 느끼느냐’고 묻자 여상규 의원은 “뭐요?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면서 전화를 끊어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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