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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첫 출근 ‘험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첫 출근 ‘험난’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9-10 11:09
업데이트 2018-09-1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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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노동자 40여명 2014년 대법 판결 사과 촉구

‘시골판사’를 자청해 화제가 된 박보영 전 대법관이 10일 오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항의 속에 전남 여수시법원에 첫 출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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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전 대법관, 험난한 출근길
박보영 전 대법관, 험난한 출근길 ‘시골 판사’를 자청해 화제가 된 박보영 전 대법관(왼쪽에서 세번째)이 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여수시법원에 법원 경호원과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출근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등 40여명은 이날 박 전 대법관의 출근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무효소송 기각 등에 항의하며 면담을 요구했다. 2018.9.10
연합뉴스
박 전 대법관의 첫 출근에는 직원들의 환영 꽃다발 대신 노동자들이 내건 항의 피켓이 내걸렸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검은색 관용차를 타고 출근한 박 전 대법관은 경찰과 경호인력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곧장 사무실로 올라갔다.

취재진 20여명은 이날 오전 박 전 대법관의 첫 출근 소감을 듣기 위해 2시간가량 대기했으나 박 전 대법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경호인력에 뒤엉키면서 박 전 대법관이 넘어졌으나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오전 8시부터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 40명은 여수시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판결 파기환송’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 전 대법관에게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한 이유와 회계조작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와 그로 인해 서른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는 보편타당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 하신다면, 지난 사건에 대해 사안별로 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하신다면, 그것이 바로 전관예우를 받는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지난 시절 적폐 판사들이 일관되게 걸어간 꽃길이다. 인생 2막을 시골판사로 법의 혜택 보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이들 위해 살겠다면, 지겨운 전관예우를 끊고 꽃길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등 노동자 대표 4명은 이날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판결 관련 판결문을 들고 박 전 대법관을 면담을 요구했으나 박 전 대법관이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다.

김 지부장은 취재진과 만나 “쌍용차 정리해고 재판에서 해고가 왜 정당했는지 이유를 듣고 싶어서 박 전 대법관을 만나고 싶었지만 판사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며 “박 전 대법관의 입장을 확인할 때까지 여수시법원 앞은에서집회나 1인 시위를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쌍용차 정리해고 재판에 대한 입장 대신 법원 직원을 통해 첫 출근에 대한 소감을 간단하게 밝혔다.

그는 “고향 쪽에서 근무하게 돼 기쁘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1심 법관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11월 쌍용차 해고노동자 노모(당시 41세)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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