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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인류 유산’ 화마가 삼켰다… 유물 2000만점 잿더미 위기

브라질 ‘인류 유산’ 화마가 삼켰다… 유물 2000만점 잿더미 위기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8-09-03 23:06
업데이트 2018-09-04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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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된 국립박물관, 원인불명 대형화재

소화전 고장 호수 물 퍼날라 초기진화 실패
여성 해골 ‘루치아’ 등 상당수 소실된 듯
테메르 대통령 “비통한 날”… 각계 ‘절망’
꼭 200년 전인 1818년 건립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이 2일(현지시간) 밤하늘에 솟구친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불타고 있다. 현재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화재로 아메리카 대륙의 가장 오래된 1만 2000년 전 해골 ‘루치아’ 등 국보급 문화재 2000만점 상당수가 소실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트위터에 “브라질에 비극적인 날”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리우데자네이루 AFP 연합뉴스
꼭 200년 전인 1818년 건립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이 2일(현지시간) 밤하늘에 솟구친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불타고 있다. 현재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화재로 아메리카 대륙의 가장 오래된 1만 2000년 전 해골 ‘루치아’ 등 국보급 문화재 2000만점 상당수가 소실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트위터에 “브라질에 비극적인 날”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리우데자네이루 AFP 연합뉴스
“브라질 국민에게 비극적인 날”, “과거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 브라질의 국보급 문화재가 소장된 200년 역사의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이 2일(현지시간)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불탔다. 인류 유산으로 꼽히는 소장 문화재 상당수가 소실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브라질 각계에서 절망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국 BBC방송, AP통신 등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1만 2000년 전의 여성 해골 ‘루치아’ 등 2000만점에 달하는 소장 유물의 상당수가 소실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화재는 박물관 관람 시간이 종료된 오후 7시 30분 시작됐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브라질 정부는 3일 현재까지도 피해 상황을 공식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나 세레주 부관장은 “남미에서 가장 큰 자연사 박물관이자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브라질의 과학과 역사, 문화 소장품들이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200주년 기념 행사도 연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은 1818년 건립됐으며 포르투갈 왕족들이 거처하던 유서 깊은 건물이다.

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1만 2000년 전의 인류 해골부터 미이라, 화석, 운석 등 자연사적 연구 가치가 높은 유물부터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돔 페드로 1세의 이집트와 그리스·로마 예술품 등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인류 유산들이 보관돼 있다.

리우 소방청은 초기 화재 진압에도 실패해 국립박물관이 불타는 걸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주변 소화전들이 작동하지 않아 주변 호숫가에서 물을 길어 진화에 나섰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트위터에 “200년 넘은 브라질의 지식과 연구 성과, 작품들을 잃게 됐다”며 “브라질 국민에게 비통한 날!”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국립박물관 측은 테메르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긴축 정책으로 과학·문화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박물관이 황폐해졌다는 울분을 쏟아냈다.

또 다른 부관장인 루이스 두아르테는 현지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 동안 우리는 지금 파괴돼 버린 이 유산들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싸워 왔다. 이제 엄청난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물관이 최근 브라질개발은행(BNDES)과 계약을 맺고 화재 예방 예산을 마련했다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끔찍한 아이러니”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브라질의 역사와 문화가 통째로 ‘재’가 됐다는 통탄이 쏟아지고 있다.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베르나드 벨루 프랑쿠는 이날 “이 비극은 국가 자살 행위로 과거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라고 탄식했다.

BBC방송은 “브라질 국민들은 불에 탄 국립박물관 사태를 치솟는 범죄율과 폭력, 경제 쇠퇴, 정치적 부패 등 브라질이 처한 총체적인 위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8-09-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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