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 역대 최고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한국 경제

입력 : ㅣ 수정 : 2018-09-0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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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12억弗로 전년 동기比 8.7%↑…올 수출 사상 첫 6000억弗 돌파 전망
설비투자는 5개월 연속 전월比 감소
반도체·석유화학 등 쏠림 현상 여전
고용·투자로 연결안돼 체감경기 부진

지난달 수출(512억 달러)도, 올 1~8월 누적 수출(3998억 달러)도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 같은 추세면 올 한 해 수출은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고용과 투자 등 거시 지표가 악화하는 등 국내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해 수출 호황의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12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7% 늘었다. 8월 수출이 500억 달러를 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일평균 수출도 21억 3000만 달러로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1~8월 누적 수출액도 지난해보다 6.6% 증가한 3998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월별 수출은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올해 하반기 수출 증가 추세가 평균 5% 내외로 유지될 전망”이라면서 “올해 수출이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수출 증가세의 온기는 국내 체감 경기로는 퍼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전달보다 줄었다. 생산·소비(전월 대비 0.5% 증가) 역시 0%대 증가에 그쳤다. 올해 7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고용 쇼크’ 수준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에 참석, “성장률, 수출 등 외형적 지표는 그리 나쁘지 않은데, 일자리나 소득분배 관련 체감경기가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

최근의 수출 증가세가 국내 경기 부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도체·석유화학 등에 대한 ‘쏠림 현상’을 지적한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1.5% 증가한 115억 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에 힘입어 17% 증가한 43억 5000만 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 수출이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용 설비 수입이 크게 줄면서 고용과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깨지고 있다. 석유화학 등은 원유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국내 투자와 고용으로는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은 설치장비에 들어가는 자본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고용창출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면서 “투자가 이뤄져야 고용 창출이 되는데 최근 투자 지표가 안 좋아 체감경기가 더욱 악화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8-09-0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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