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Zoom in] 女승객 성폭행·살인…中공유차 디디추싱 급브레이크 걸리나

입력 : ㅣ 수정 : 2018-08-28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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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공유자동차 업체인 중국의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지난 3개월 사이 발생한 두 건의 여승객 강간 및 살인 사건으로 창사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중국 교통부와 공안부는 디디 고위관계자에게 책임을 물었고 회사 측은 26일 순펑처(順風車) 담당 최고책임자 등 2명을 면직했으며 관련 서비스는 중단됐다. 배우 장쯔이(章子怡)가 “디(滴)라는 글자가 피를 흐르게 한다는 ‘디쉐’(滴血)의 ‘디’인가”라고 웨이보에 올리고 유명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디디 앱을 삭제하는 등 불만 여론도 고조하고 있다.

●카풀서비스 ‘순펑처’ 성희롱 도구로 변질

디디는 미니버스부터 리무진, 자전거까지 거의 모든 차량을 제공하는데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것은 순펑처라는 카풀 서비스에서다. 순펑처는 디디가 제공하는 앱에서 목적지가 비슷한 차주와 승객이 만나 차를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순펑처는 차주와 고객이 서로에 대한 평을 남길 수 있는데 최근 여자 승객에 대한 성희롱 문구가 많아 여성 헌팅 도구로 악용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 5월에는 자정 무렵 허난성 정저우공항에서 차량을 호출한 스튜어디스를 성폭행하고 살인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디디는 용의자 체포에 100만 위안(약 1억 63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범인이 아버지의 신분증을 도용해 순펑처 차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후 차주와 승객의 신분 인증이 강화돼 외국인은 순펑처 이용이 금지됐으며 긴급 구조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디디 측은 설명했다.

●‘온라인 직거래’ 공유경제 약점 드러나

하지만 지난 24일 저장성 원저우에서 오후 2시 순펑처를 이용한 유치원 여교사가 살해당했다. 피해 여성은 차량에서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피해자 친구들이 디디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회사 측은 경찰에 신고하라며 범인인 기사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2011년 미국에서 시작한 우버에 이어 2015년 후발 주자로 나선 디디는 중국에 진출한 우버를 2016년 인수했다. 직원 숫자는 디디가 1만명, 우버가 1만 2000명으로 비슷하지만 이용 횟수는 인구대국 중국의 선두 주자인 디디가 압도적으로 많다.

처하오(車浩) 베이징대 법학원 교수는 “디디추싱의 순펑처 플랫폼 자체가 경찰과 빠른 소통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며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중간 계좌를 개설해 거래 위험을 낮추는데 순펑처는 낯선 이들이 서로 직거래를 하는 구조로 언제든 이런 사건이 발생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매출 악영향… “안전 미흡 땐 퇴출” 비판

이번 살인 사건은 안전성이 낮은 개인 간 온라인 거래에 의존하는 공유경제의 약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올해 수백억 달러 규모로 예정했던 디디추싱의 기업공개(IPO)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디디가 안전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퇴출당해야 한다는 비판과 함께, 중국 정부가 계속 허가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08-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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