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림 ‘허들 여제’의 위엄

입력 : ㅣ 수정 : 2018-08-27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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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100m 허들 결선 13초20 우승
한국 육상 8년 만에 AG 금메달 수확
“은퇴전 숙원 12초대 진입 하나 남아”
정혜림(오른쪽)이 26일 자카르타 겔로라붕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허들 100m 결선에서 1위로 결승선을 끊어 8년 만에 한국선수단에 금빛 메달을 신고한 뒤 환한 표정으로 트랙을 돌고 있다.  자카르타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정혜림(오른쪽)이 26일 자카르타 겔로라붕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허들 100m 결선에서 1위로 결승선을 끊어 8년 만에 한국선수단에 금빛 메달을 신고한 뒤 환한 표정으로 트랙을 돌고 있다.
자카르타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이 아시아 여자 100m ‘허들 여제’ 자리에 올랐다.

정혜림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붕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13초20으로 우승했다. 전날 13초17, 전체 1위로 예선을 통과한 정혜림은 결선에서도 안정적인 레이스로 10개의 허들을 넘었다. 2위 노바 에밀라(인도네시아)는 정혜림보다 0.13초 느린 13초33에 결승점에 도착했다.

정혜림 덕에 한국 육상은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수확한 한국 육상은 인천에서 열린 2014년 대회에서는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2010년 광저우에서 예선 탈락했던 정혜림은 4년 뒤 인천에서는 마지막 허들에 걸려 4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혜림은 “나이를 생각하면 마지막 아시안게임일 수 있다. 메달은 꼭 따고 싶다”면서 “3번 찾아온 기회 중 지금이 가장 좋다. 평균 기록에서 경쟁자를 앞서고 있으니 ‘이번에는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대회 전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정혜림은 예선과 결선 모두 상대를 압도했다. 사실 아시아 챔피언은 정혜림의 오랜 꿈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에 입문한 그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100m 허들을 주 종목으로 삼았다. 부산체고 시절인 10대 후반부터 국가대표로 뛰었지만 20대 후반부터 기량이 만개했다. 2016년 6월 고성통일 전국실업대회에서 13초04로 역대 한국 선수 2위 기록을 세우더니, 2017년부터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13초1대를 꾸준히 뛰었다.

대회 전까지 정혜림에게는 은퇴하기 전 이루고 싶은 두 가지 소원이 있었다. 12초대 진입과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이다. 금빛으로 한 가지 숙원을 풀었으니 이제 남은 건 한국 여자 100m 허들 최초의 12초대 진입 뿐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8-08-2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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