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김한솔 “이젠 심판에 인사하고 세리머니하는 연습할래요”

입력 : ㅣ 수정 : 2018-08-25 14:00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여서정 “아빠 해설 아직 못 봐…힘들 때 위로해준 아빠 너무 고마워요”
‘심판에게 종료 인사’라는 규정에 발목이 잡혀 금메달이 은메달로 둔갑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한 남자 기계체조의 간판 김한솔(23·서울시청)은 하룻밤 사이 충격에서 벗어난 표정이었다.
소감 말하는 김한솔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체조 김한솔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8.8.25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소감 말하는 김한솔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체조 김한솔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8.8.25
연합뉴스

김한솔과 여서정(16·경기체고)은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에 있는 ‘팀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해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한솔은 남자 마루운동에서 금메달, 도마에서 은메달,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원조 도마의 신(神) 여홍철(47) 경희대 교수의 딸인 여서정은 여자 도마에서 우승해 한국 여자 기계체조 선수로는 3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김한솔은 24일 도마 결선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금메달을 목전에 뒀으나 연기 후 심판에게 인사를 하지 않아 벌점 0.3점을 받은 바람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금메달은 0.062점 앞선 홍콩의 섹와이훙에게 돌아갔다.

김한솔은 완벽한 착지에 감격한 나머지 심판에게 연기 종료를 뜻하는 인사를 하지 않고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국제체조연맹(FIG)은 선수가 심판에게 묵례 형식의 종료 인사를 하지 않으면 규정 위반으로 심판이 벌점 0.3점을 줄 수 있다고 규정한다.

김한솔은 “도마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엄연히 제 실수”라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이젠 아무리 좋아도 퍼포먼스(세리머니)보다 마무리 동작 끝냈다는 표시를 심판에게 먼저 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큰 대회에서 단체전을 뛴 동료들과 감독님, 코치 선생님께 고생 많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다음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도쿄올림픽 때 더욱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한솔은 도마에서 난도 6.2점짜리 ‘양 1’대신 난도 5.6점과 5.2점짜리 기술로 나섰다. 좀 더 완벽한 착지를 위해서였다.

양 1을 펼쳐 착지에 성공했다면 섹와이훙을 크게 앞질렀을 수도 있다.

이를 두고 김한솔은 “진천선수촌에서 이번 대회 공식 기구 제품인 타이산 제품으로 2∼3주 정도 훈련했고, 적응하는 데 오래 걸렸다”면서 “자카르타에 와서도 양 1을 구사해보려 했으나 성공률이 높지 않아 전략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전에선 착지 싸움인데 한 발을 걸어도 크냐 작으냐에 따라 감점이 달라진다”며 “양 1 기술보다 낮은 난도의 기술로 정확한 착지를 하는 전략을 세웠고, 잘한 것 같다”며 전략의 실수는 없었다고 되짚었다.

신형욱 남자 대표팀 감독도 “체조에선 실수가 자주 나오는데 실전에서 기술에 완벽하게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며 “모험을 걸기 어려웠고, 실수율이 높은 양 1 기술보다 난도를 낮추자고 김한솔 선수와 상의했다”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출전해 시상대 꼭대기에 선 김한솔은 “앞으로 자만하지 않고 계속 마루운동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시아의 ‘도마 퀸’으로 등극한 여서정은 “여자 종목에서 3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나와 너무 기뻤다”며 “감독, 코치 선생님과 동료 선수들 등이 많이 응원해줘 힘이 됐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많은 대회가 있으나 더욱 열심히 훈련에 임해서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여서정의 옆에는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준 여홍철 교수가 함께 앉았다.

그는 “아빠가 경기를 해설하셨는데 아직 그 장면을 못 봤다”며 “아빠가 자카르타에 같이 있어서 힘이 났던 것 같고 그간 힘들 때 아빠가 다독여주고 위로해준 덕분에 잘 견뎌왔다”면서 ‘아빠 너무 고마워요’라고 귀엽게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 교수는 “여서정의 하체 근력은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며 “어렸을 적부터 본 김한솔에게선 마루운동과 도마에서 타고난 재능이 보였다”고 평했다.

이어 “나도 23세 때인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땄고, 김한솔의 나이를 볼 때 이제 남자 선수로서 시작하는 나이”라며 “앞으로 7∼8년은 계속 잘할 것 같다”고 덕담했다.

아울러 한국 도마의 실력을 세계에서 뽐내는 김한솔과 여서정의 가능성을 ‘무한대’라고 높게 평가했다.

연합뉴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