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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AG 최대 이변’ 女 양궁 결승 불발이 남긴 교훈

‘자카르타AG 최대 이변’ 女 양궁 결승 불발이 남긴 교훈

한재희 기자
입력 2018-08-24 12:26
업데이트 2018-08-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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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이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양궁장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리커브 16강전 도중 과녁을 확인한 뒤 사대로 돌아오고 있다. 자카르타 연합뉴스
장혜진이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양궁장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리커브 16강전 도중 과녁을 확인한 뒤 사대로 돌아오고 있다.
자카르타 연합뉴스
지난 23일 한국 양궁 역사에 있어 충격적인 날이었다. 여자 양궁팀이 아시안게임 처음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리커브 개인전 토너먼트에서 장혜진(31)과 강채영(22)이 각각 8강,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세계랭킹 1위’ 장혜진은 8강에서 홈 관중의 열광적 응원을 등에 업은 초이루니사 디아난다(인도네시아)에게 2-6으로 졌다. 에이스인 장혜진의 탈락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강채영도 준결승에서 장신옌(중국)에게 3-7로 패했다.

아시안게임에 양궁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78년 방콕 대회였다. 한국 여자 양궁은 김진호가 초대 챔피언이 된 것을 시작으로 개인전 금메달을 독식했다. 지난 2014년 인천 대회까지 총 10차례 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친 것은 1982년 뉴델리, 2002년 부산 두 차례뿐이다. 금을 놓쳤던 두 번의 대회에서도 결승전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양궁이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4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충격의 탈락을 경험한 장혜진과 강채영은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대기석에 앉아 있었다. 주변에서는 선수들을 위로하기 바빴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컨디션이 좋았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우리도 당황스럽다. 추스리고 남은 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한국 양궁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어떤 종목보다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 예선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4명이 1~3위, 5위를 휩쓸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충격적 탈락의 원인으로는 국제양궁연맹(WA)이 도입한 세트제를 꼽을 수 있다. 누적 점수제로는 도저히 한국 선수들을 이길 수 없자 WA는 세트제를 도입했다. 세트제에서는 작은 실수로도 곧장 승패가 뒤집힐 수 있다.

그러나 세트제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세트제로 진행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전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대회 8강에서 장혜진(130-134)은 누점 점수에서도 상대에게 앞서지 못했다.

한국의 지도자들이 외국에 많이 진출했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대표팀이다보니 지도자들도 해외에 ‘수출’이 많이 됐기 때문이다. 양궁대표팀이 훈련할 때면 각양색색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 및 지도자들이 한국 부스를 찾아 인사를 건넨다. 외국인들도 있지만 그 중에는 선후배들에게 인사를 하려는 한국인 지도자 및 코칭스태프들이 대부분이다.

잘 나가던 양궁 대표팀에 예고 없이 시련이 찾아왔다. 당장 좌절하기보단 대회를 마친 뒤 협회와 지도자, 선수가 머리를 맞대고 한 단계 더 도약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자카르타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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