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 전환이 발전사업 적자의 주범?/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

입력 : ㅣ 수정 : 2018-08-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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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과 환경 혁신은 미래 시장과 기술 발전을 이끌고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서 에너지 기득권층의 저항은 유럽 국가의 사례에서 보듯이 변화에 큰 장애 요인이 되곤 한다.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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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

요즘 일각에서 제기되는 에너지 전환에 대한 사실 왜곡과 잘못된 비판을 바라보며 한국에선 환경 혁신의 길이 앞으로도 참 험난할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선다.

최근의 예로 지난 14일 한전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올 상반기 당기 순손실액이 5482억원에 이른다는 결산 실적이 공시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발전 사업의 적자가 모두 탈핵 에너지 전환 정책 때문이라는 공격이 쏟아졌다. 그러나 사실 이번 한수원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폐쇄 결정된 월성 1호기의 장부가액 5652억원이 회계처리 원칙상 영업외 비용으로 한꺼번에 실적에 반영된 데 있다. 이 비용은 원래 2022년 11월까지 분할해 감가상각 비용으로 처리될 금액이 일시에 회계 처리된 것으로 경영손실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월성 1호기는 이미 설계수명이 끝난 노후 발전소로 가동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였다. 2017년 기준 발전원가가 판매단가보다 두 배 높은 수준으로 지난 10년간 매년 1036억원의 적자를 쌓고 있었다. 결국 월성 1호기 폐쇄는 부실자산을 털고 적자를 줄이는 효율적인 결정이었던 것이다.

더욱이 월성 1호기는 그동안 줄곧 안전성과 방사능 누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돼 왔으며, 종주국인 캐나다에서조차 동종 원자로의 폐쇄 결정이 난 상태다. 이용률을 60%로 높여도 실질적으로 적자인 이 원전을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80% 정도에 이르기까지 가동해 경제성을 맞추었다면 과연 타당했을까.

사실 원자력 발전의 수익 감소가 진정한 에너지 전환의 결과물이고 이를 계기로 원전 사업이 미래 사회의 흐름에 맞는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면 이는 오히려 반가운 일일 것이다. 탈핵과 에너지 전환은 이미 세계적 흐름이고 미래의 혁신 동력이자 신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대에 불과한 한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시작부터 숱한 오해에 휩싸이고 사사건건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가야 할 길은 이미 명백하다. 지금은 방향 자체를 문제 삼을 때가 아니다. 에너지 전환을 통해 혁신 성장을 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 생산적인 발걸음을 서둘러야 할 시기다.
2018-08-2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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