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판결 내용만큼 중요한 ‘선고 타이밍’…20대 총선 때도 선거사범 60명 희비

입력 : ㅣ 수정 : 2018-08-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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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일 임박해서야 선거구 획정돼
대법 “지역주민 개념 정할 수 없다”
기부행위 위반 혐의 무죄 판결 내려


선거범죄 유형은 금품 살포, 허위사실 공표 등 몇 가지 범주로 구분되지만 선거 상황은 당시 정치지형 등에 따라 격변한다. 그래서 선거재판에선 선고 시점이 판결 내용만큼 중요해질 때가 생긴다. 선거가 임박해서야 선거구 재획정이 이뤄진 20대 총선 이후에도 선거사범 60여명의 희비가 판결 확정 시점에 따라 엇갈렸다.

역대 선거에서 지역주민에게 금품을 살포한 후보들은 공직선거법의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처벌받았다. 선거법은 후보자가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 기관, 단체, 시설 등에 결혼식 주례를 포함한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2016년 4·13 총선 선거구 획정이 선거일을 40여일 앞둔 3월 2일 완료되며 차질이 생겼다. 대법원이 “선거구 획정 전 지역주민의 개념을 정할 수 없다”며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기소된 총선 사범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법원에 이어 하급심에서도 기부행위 위반자들에 대해 무죄 판결이 잇따르자 검찰은 죄목을 매수죄로 바꿨다. 매수죄에선 불법적인 금품 살포 금지 범위를 선거구 안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매수죄 처벌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기부행위 위반죄보다 엄하게 처벌된다. 지난해 12월 16일 대법원은 기부행위에서 매수죄로 적용 혐의를 바꿔 변경한 검찰의 공소장을 수용, 20대 총선 전 금품을 살포한 후보자를 매수죄로 처벌했다. 하지만 이미 선거일로부터 20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검찰과 법원이 매수죄 처벌 근거를 찾았기 때문에 이미 15명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였다.

매수죄 처벌 봇물이 열리기 전 기부행위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확정받은 이들 중엔 김진표 의원이 있다. 쌀 81만원어치를 지인에게 받아 선거구 획정 전 지역구 근처 산악회원들에게 전달했지만, 지난해 11월 9일 벌금 90만원 확정형을 받았다. 기부행위는 무죄, 사전선거운동 혐의만 유죄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8-08-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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