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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산가족 상봉, 더 늦기 전에 정례화해야

[사설] 이산가족 상봉, 더 늦기 전에 정례화해야

입력 2018-08-19 22:28
업데이트 2018-08-1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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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오늘부터 금강산에서 1, 2차에 나눠 열린다. 북측 가족과의 상봉을 위해 어제 강원도 속초에 모인 남측 이산가족 89명이 오늘 금강산으로 이동해 오후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박3일간 6차례 11시간 동안 만남을 갖는다. 이어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 행사는 24~26일 열린다. 2000년 이후 20차례 대면 상봉과 7차례의 화상 상봉이 이뤄졌지만, 이산가족의 염원인 상봉의 정례화나 규모 확대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민족 분단으로 발생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원칙은 세웠으나 ‘8월 상봉’ 이상으로는 더 진전시키지 못했다. 양측 적십자사는 이후 실무회담을 열어 인원과 시일을 확정했지만 ‘각 100명 이하’라는 기존 상봉 숫자의 틀도 깨지 못했다. 7월 말 현재 남측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 중 5만 6862명이 살아 있다. 이 가운데 70세 이상이 85%이며, 90세 이상만도 21.4%에 이른다. 이산가족의 고령화 사정은 북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은 한반도 정세가 악화하거나 남북 관계가 순탄하지 못하면 몇 년씩 중단되는 등 정치적 바람을 민감하게 탔다. 2015년 10월을 마지막으로 상봉행사가 열렸으나 이듬해 1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대화조차 못하면서 상봉 행사가 끊겼다. 특히 북한은 이산가족의 자료 미비와 추적의 어려움을 들어 상봉의 규모 확대 등에 난색을 표했다. 이산가족 상봉 사업 자체를 남북 관계의 후순위에 두고 부속물처럼 생각하는 북한의 자세는 명백히 잘못이다.

관계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 평화체제 구측, 인적 교류, 경제협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1세대 이산가족의 상봉을 위해 우리들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상봉의 정례화와 규모 확대는 물론 편지 왕래, 첨단기기를 사용한 화상 상봉 등이 절실하다. ‘9월 평양’ 3차 정상회담에서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서 전 세계가 놀랄 획기적인 합의를 내보기를 바란다.

2018-08-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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