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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기적’… 두 대회 연속 16강

팔레스타인의 ‘기적’… 두 대회 연속 16강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8-19 17:58
업데이트 2018-08-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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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축구 A조서 2승2무… 적어도 조 2위

이스라엘과의 분쟁 속에서 작은 선물
中 쑨페이위안, 우슈 장권서 대회 첫 金


이스라엘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팔레스타인이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두 대회 연속 16강에 올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복잡한 국제 정세 때문에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오히려 더부살이로 내몰려 고단한 일상을 이어 가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축구가 하나의 위안과 선물이 된 것이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에 편성된 여섯 조 가운데 유일하게 5개국 대표팀이 묶인 A조에 들어간 팔레스타인의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지난 17일 홍콩과의 조별리그 4차전을 1-1로 비겨 2승2무(승점 8)를 기록하며 적어도 조 2위를 확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대만과의 1차전을 0-0으로 비겼던 팔레스타인은 라오스와 인도네시아를 나란히 2-1로 제친 데 이어 홍콩과도 비겨 20일 홍콩(2승1무)-인도네시아(2승1무), 대만(1무2패)-라오스(3패)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했다.

홍콩과 인도네시아가 비겨 세 나라 모두 2승2무 동률이 돼도 인도네시아를 꺾었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에 따라 팔레스타인이 조 2위를 지킨다.

팔레스타인은 4년 전 인천대회 때도 조별리그 C조에 속해 오만을 2-0, 타지키스탄을 2-1로 꺾은 뒤 싱가포르에 1-2로 졌지만 타지키스탄을 골 득실 차로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그 뒤 일본과의 16강전에서 0-4로 완패해 탈락했지만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대회까지 세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던 흑역사를 청산했다.

팔레스타인이 두 대회 연속 16강행을 확정한 지난 17일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장벽 근처에서 벌어진 반이스라엘 시위를 이스라엘 군경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위대원 2명이 숨지고 250명이 다쳤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영국령이던 1928년 축구연맹이 출범했으니 복잡한 지정학적 요인만 없었다면 오늘날의 기량보다 훨씬 더 발전했을 것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팔레스타인은 80년 전에 이미 월드컵 예선에 나선 경험이 있다. 1934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2회 월드컵에는 32개국이 출전을 신청해 12개 조로 나눠 예선을 거쳤고 본선은 16개국이 치렀는데 12조는 아시아·아프리카에 배정됐다. 터키의 기권으로 이집트가 영국의 신탁통치를 받던 팔레스타인을 7-1과 4-1로 제치고 본선에 나섰다.

압델라티프 바흐다리는 이집트 리그 엘 게이시 클럽에서 뛰고 있고, 마흐무드 유세프는 자국의 웨스트 뱅크(요르단강 서안지구) 프리미어리그 클럽 알카릴에 몸담고 있다.

이날 남자축구 F조의 북한은 이란에 0-3으로 완패했고, 여자축구 B조의 북한은 타지키스탄을 16-0으로 제쳤다. 각각 나란히 2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3차전, 홍콩과 2차전을 치른다.

한편 대회 첫 금메달의 영예는 19일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지(JI)엑스포에서 열린 우슈 장권 결선에서 9.75점을 받은 쑨페이위안(중국)이 차지했다. 2014년 인천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쑨페이위안은 화려한 연기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마벨로 하비에르(인도네시아·9.72)와 짜이쩌민(대만·9.70)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8-2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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