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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외무장관 결혼식에 깜짝 하객? 푸틴 대통령!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결혼식에 깜짝 하객? 푸틴 대통령!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8-19 06:42
업데이트 2018-08-19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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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을 하객으로 초청해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의 결혼식에 끝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남동부 작은 마을에서 진행된 카린 크나이슬(53) 오스트리아 외무장관과 사업가인 볼프강 메일링어의 결혼식에 초청받아 자리를 함께 했다. 그는 전용기를 타고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에 내린 뒤 자동차 편으로 결혼식이 열린 슬로베니아 접경을 이루는 개믈리츠 마을로 향했다. 차량 안에는 신부에게 줄 꽃다발을 실었고, 러시아 전통 카자크 합창단원들을 대동한 채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동 경로에는 수백 명의 경찰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각 대장’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그는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결혼식에 10분 늦게 도착해 예식 시작을 다소 늦췄다. 푸틴은 식장에서 독일어로 짧은 연설을 했고 오스트리아 전통 의상을 입은 신부 크나이슬 장관과 춤을 추기도 했다. 크나이슬 장관은 카자크 합창단원과 카자크 춤을 추는 등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무소속인 크나이슬 장관은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를 반대하며 친러 행보를 보여온 극우 자유당의 천거를 받아 장관직에 기용된 학자 출신으로 푸틴 대통령과의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랑 메일링어는 푸틴 대통령과 유도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그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가 밝혔다.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이 신랑신부에게 그림 한 점과 오일 압착기, 차 주전자인 사모바르 골동품을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크나이슬 장관이 결혼식에 푸틴을 초청한 것은 사적인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 일이 알려진 주초부터 논란이 일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크림병합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 영국에서 벌어진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독살 시도 사건 등을 놓고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 EU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외교 수장이 푸틴을 결혼식에 초청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야당인 사회민주당 소속 외르크 라이히트프리트 의원은 “이번 일로 중립적인 중재자로서 오스트리아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객 약 100명이 초대받은 이날 결혼식에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쿠르츠 총리가 이끄는 우파 국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자유당 당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도 참석해 자연스럽게 즉석 정상회담도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예식을 마친 뒤 독일 베를린 근처 메제부르크 성으로 이동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들어가기 전 “시리아는 재건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시리아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본국으로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선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 분쟁과 시리아 내전, 이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드 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인권문제와 양자 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독일에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을 중단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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