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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대입] 정시축소·확대 주장 양쪽 모두 “실망”

[2022대입] 정시축소·확대 주장 양쪽 모두 “실망”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17 11:14
업데이트 2018-08-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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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교사 “학교선 논술형 시험 확대…현장 교육과 괴리된 대입”

교육부가 17일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자 학부모들은 대체로 실망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정시 비중을 30%까지 높이라는 권고에 정시 확대·축소를 주장했던 학부모 모두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결정”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올해 고2 학생들이 치를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 선발 인원 비중은 19.9%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중3 학부모 김모(43) 씨는 “대입개편 공론화 조사에서 정시 비중을 45% 이상으로 확대하는 안이 1위를 하지 않았느냐”며 “적어도 40%까지는 정시 확대가 될 줄 알았는데, 30%는 확대했다고 얘기하기도 민망한 정도”라고 말했다.

김 씨는 “최근 S여고에서 현직 교무부장 두 딸이 문·이과 1등을 차지한 사건도 그렇고, 광주 한 고교에서 시험지가 유출된 일도 그렇고 학생부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에서 정시 비중 30%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서울 노원구 거주 중3 학부모 서정은(49) 씨는 “다양한 기준을 마련해 아이들을 선발하려면 정시를 축소하고 절대평가를 확대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보는데, 이번 개편안을 보면 정부가 사교육 업체들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며 “장기적 정책 방향과 교육 철학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그는 “EBS 연계율의 경우도 50%로 축소하면 절반은 새로운 지문에서 출제된다는 것이니 EBS도 보고, 학원에 다니면서 다른 공부도 해야 하는 이중고 아니냐”며 “여기에 수능 위주 전형 비중도 늘린다니 학원에 더 보내야 한다는 얘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일부 고교 교사들은 학교에서 논술 시험 비중을 확대하는 마당에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확대한다는 것은 흐름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한 고등학교 교사인 노모(46) 씨는 “경기도교육청 정책에 따라 서술·논술형 시험을 40% 이상으로 늘리고 예체능 과목은 시험을 보지 않고 100% 실기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객관식 수능을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학교 현장 교육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노 씨는 “정부가 국가교육회의까지 만들었으니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창의력을 지닌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현행 유지 또는 더 나쁜 방향으로 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2022년 대입을 치러야 하는 중3 학생들은 당장 고교 진학이 고민이다. 정시 비중이 뚜렷이 확대된 것이 아닌 ‘애매한’ 상황이라서다.

중학생 이모 양(16)은 “일반고 진학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는데, 정시 모집을 늘리는 대학이 많아진다면 자사고·특목고 진학이 유리할 것 같아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 양은 “지금은 내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신을 잘 딸 수 있는 고등학교가 어딘지 친구들 사이에서도 눈치작전이 치열하다”며 “어느 한 곳에 상위권이 몰릴까 봐 서로 어느 고교를 쓸 거라는 얘기를 잘 안 한다. 그냥 친한 친구와 같은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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