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내는 고요, 바깥은 소란…혼란에 휩싸인 조계종

입력 : ㅣ 수정 : 2018-08-1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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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재가 불자, 총무원장 불신임안 가결에 이목 집중
16일  임시중앙종회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서 설정스님 지지자들이 집회를 갖고 있다.   2018. 8. 16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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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임시중앙종회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서 설정스님 지지자들이 집회를 갖고 있다.
2018. 8. 16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가 총무원장 설정 스님 불신임안을 가결한 16일 종로구 조계사는 오전부터 긴박감이 감돌았다.

종회가 개최된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주변과 조계사 경내는 비교적 고요했다. 스님과 종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눌 뿐, 무더운 날씨 탓인지 신도와 행인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조계사에서 만난 불교계 관계자는 “설정 스님 진퇴가 사실상 오늘 결정된다고 보는 사람이 많아 스님과 불자들은 종앙종회 결과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신임안 가결 소식이 알려진 오전 11시 30분 전까지 조계사 정문 앞에서는 설정 스님 퇴진을 찬성하는 신도와 반대하는 사람이 각각 무리를 이뤄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설정 스님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은 ‘음모세력의 덫에 갇힌 설정 스님을 반드시 지켜냅니다’라고 적은 플래카드 뒤에서 색색 우산을 쓰고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이들과 약 5m 거리를 두고 모인 시민단체 불교개혁행동은 ‘종회의원 스님들, 3원장을 퇴진시키고 조계종을 살려내세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종회 즉각 해산을 촉구했다.

정문에는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이 배치됐고, 23일로 예정된 ‘승려대회’ 포스터를 붙인 차량이 조계사 주위를 도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그러나 총무원장 불신임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설정 스님 지지 단체는 조용히 물러났고, 퇴진을 요구한 불교개혁행동은 집회를 이어갔다.

불교개혁행동 관계자는 불신임안 가결에 대해 “자승 전 총무원장 세력이 설정 스님을 옹립해 권력을 휘두르려다 문제가 생기자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 것”이라며 “원로회의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앙종회를 해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개혁행동은 성명을 내고 “원로회의가 불신임안 인준 여부를 결정하는 22일까지 한국불교의 원로 스님들을 찾아뵙겠다”며 “비상혁신기구를 만들어 불교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설정 스님을 지지한다고 밝힌 불교 신도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설정 스님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이 거짓으로 밝혀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설정 스님은 이날 종앙종회에 참석해 “종헌종법에 근거한다면 불신임안을 다룰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밝혔고, 종회에 앞서 총무원 인사를 단행해 퇴진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총무원장 불신임안 가결로 인해 불교계 안팎은 상당 기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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