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강진’ 덮친 인니 휴양지… 여진 130번·최소 142명 사망

입력 : ㅣ 수정 : 2018-08-07 02:15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롬복 이어 발리까지 강타
200여명 중상·건물 수천채 무너져
진원 깊이 10㎞로 낮아 파괴력 커
잇단 여진에 1만여명 고지대로 대피
‘윤식당’ 촬영지로 유명한 트라왕안엔 韓관광객 80명 구조 대기… 부상자도 발생
발리 사원 무너지고…  지난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롬복섬을 강타한 규모 7.0의 강진으로 이웃한 발리섬 바둥의 한 사원 기둥이 6일 뿌리째 뽑혀 기울어져 있다. 발리 AFP 연합뉴스

▲ 발리 사원 무너지고…
지난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롬복섬을 강타한 규모 7.0의 강진으로 이웃한 발리섬 바둥의 한 사원 기둥이 6일 뿌리째 뽑혀 기울어져 있다.
발리 AF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저녁 인도네시아 휴양지 롬복섬을 강타한 규모 7.0의 강진은 순식간에 낙원을 지옥으로 바꿨다. 휴양지인 롬복은 역시 유명 휴양지인 발리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섬이다.

6일 CNN 등에 따르면 지진의 규모가 큰 데다 진원의 깊이가 10㎞로 낮아 파괴력이 더욱 컸다. 건물 수천채가 완전히 내려앉아 매몰된 주민들의 인명피해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섬을 관할하는 누사텡가라바랏 주정부 당국자는 이날 현지 방송 메트로TV에 지진 사망자 수가 142명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200명 넘게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붕괴된 건물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상자 규모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발리 2명 사망… 韓관광객 “물 한모금 못마셔”

지진 발생 직후 발령된 쓰나미 경보는 해제됐지만 잇단 여진으로 두려움에 질린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고지대에 몰렸고, 1만여명이 대피한 상태이다. 지진 당일 TV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 촬영지로 유명한 롬복 서쪽 해상의 섬 길리 트라왕안에서는 현지 주민 1명이 사망했다. 지진 발생 당시 이 섬에 한국인 관광객 8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한국인 관광객은 언론 인터뷰에서 “무더위에 급하게 뛰쳐나오는 바람에 밤새 불안에 떨고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다. 부상자도 있다”고 말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들이 공항이나 항구를 통해 롬복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부두에 버스를 배치하고 담당 영사를 급파했다”고 설명했다.
텐트서 치료받고…  지난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롬복섬을 강타한 규모 7.0의 강진으로 롬복섬 지진 피해 규모가 급증하면서 병원 시설이 부족해 마타람의 한 병원 외부에 설치된 텐트에서 치료받고 있는 중상자들.  롬복 AFP 연합뉴스

▲ 텐트서 치료받고…
지난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롬복섬을 강타한 규모 7.0의 강진으로 롬복섬 지진 피해 규모가 급증하면서 병원 시설이 부족해 마타람의 한 병원 외부에 설치된 텐트에서 치료받고 있는 중상자들.
롬복 AFP 연합뉴스

●국가재난방지청 “중장비 없어 맨손 구조중”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도로와 교량 3곳이 끊겼다. 일부 지역은 아직도 접근이 어렵고 인력도 부족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중장비가 없어서 맨손으로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진동을 느끼자마자 집에서 뛰어나갔다. 나 말고도 모든 사람들이 겁에 질린 채 도망쳤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지진으로 인해 정전이 발생해 생존자와 관광객들은 밤새 암흑 속에서 공포에 떨었다. 이날 오후까지 여진만 130번 넘게 발생했다. 현지에선 롬복섬의 최고봉인 란자니 화산 주변에서 잇따라 발생한 강진이 분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공포도 커지고 있다.

국제회의 참석차 섬의 서부 지역 마타람에 머물었던 카시비스완탄 샨무감 싱가포르 내무·법무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호텔 10층서 작업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렸고 벽에 금이 갔다. 서 있을 수조차 없었고 비명도 들렸다”면서 “서둘러 객실을 빠져나와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와중에도 건물이 계속 흔들렸다. 한동안 정전이 됐고, 벽에는 여러 개의 균열이 생겼으며 문짝도 떨어져 나갔다”고 밝혔다. 피터 더튼 호주 내무장관도 자국 언론 페어팩스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지진은) 우리를 바닥에 넘어지게 하고 전기를 끊을 정도로 강력했다”고 말했다.

섬 북부와 서부의 피해가 가장 컸다. 롬복 프라양 공항에는 탈출 행렬이 몰렸고, 각국 항공사들은 긴급 증편에 나섰다. 지진으로 공항 청사 일부에 균열이 생겼으나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한 지진 충격으로 발리에서도 현재까지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건물이 붕괴됐고, 발리국제공항 터미널 건물 내부도 파손됐지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해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번하다. 2004년 규모 9.1의 강진 및 쓰나미로 16만 8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롬복에선 지난달 29일에도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2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8-08-07 9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

    건강나누리캠프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