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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종전선언, 美·中과 상당한 협의”… 폼페이오 “비핵화 낙관”

강경화 “종전선언, 美·中과 상당한 협의”… 폼페이오 “비핵화 낙관”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8-05 22:52
업데이트 2018-08-0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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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싱가포르 아세안안보포럼

남북 외교회담은 北리용호 거부로 불발
성 김, ‘트럼프 친서’ 리 외무상에 전달
종전선언·북미회담 제안 담겼을지 주목
전문가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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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 세션에 참가한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EPA 연합뉴스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포토 세션에 참가한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EPA 연합뉴스
북핵 관련 6자 외교장관이 모인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은 조기 종전선언 채택을, 미국은 선 비핵화 조치를 주장하며 기싸움을 벌였다. 기싸움을 벌였지만 서로 친서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에서 보듯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내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양자 회담을 가진)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2007년 이후 끊겼던 11년 만의 ARF 남북 외교장관회담은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거부로 불발됐다. 북·미 간 입장을 조율하려던 정부의 계획은 일단 틀어진 셈이다. 강 장관이 “(북한은) 기본적으로 외교당국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점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미국의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리 외무상은 4일 ARF 회의 연설에서 “우리가 주동적으로 먼저 취한 선의의 (비핵화) 조치에 화답은커녕 미국은 오히려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조선반도 평화 보장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리 외무상의 연설 때 다른 양자회담 일정으로 회의 중간에 먼저 자리를 비워 북한의 불만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 오히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양자 및 다자 회의에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북한을 자극했다.

미국은 그러면서도 비핵화를 둘러싼 협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4일 “나는 우리가 시간표 내에 (북한의 비핵화를) 해낼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한 점도 이런 입장을 반영한다. 실제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회담장에서 리 외무상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도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다.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한 선물로 ‘종전선언’이나 북·미 2차 정상회담 제안 등이 담겼을지 관심을 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간 기싸움이 풀리고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리 외무상이 6일 이란을 방문하는 것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쌓인 미국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고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8-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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