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영교 의원 주차 시비 민원까지 해결? 깨알 같았던 대법 상고법원 로비

입력 : ㅣ 수정 : 2018-08-0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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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전방위 로비를 펼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상대로는 주차 문제로 직원과 시비가 발생했던 부분까지 챙기는 ‘깨알’ 로비를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서울신문이 지난달 31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추가 공개한 문건 193개 중 98번 문건인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대국회 전략’(2015년 5월 6일 생산) 문건과 2015년 4월 20일 진행된 국회 법사위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당시 대법원은 법사위 의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대법원에서 발생한 주차 시비까지 해결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문건을 보면 대법원은 당시 법사위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을 상고법원 도입에 대해 ‘소극 찬성 또는 유보 의원’으로 분류하고, 그에 대한 설득 방법으로 ‘법원의 신뢰 회복 노력 주문 , 최근 중앙지법 주차담당직원 문제제기에 대한 후속조치 등 설명’이라는 알 수 없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알 수 없는 방안’은 2015년 4월 20일 진행된 국회 법사위 회의록을 보면 의문이 풀리게 된다. 그날 서 의원은 대법원을 방문했다가 주차 시비를 겪은 것을 회의 석상에서 공개했다. 그리고 대법원 관계자들이 이 사실을 기억했다가 서 의원에 대한 설득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서 의원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재판 때문에 그날 법원을 방문해 차를 정차시켰다가 법원 직원이 그곳에 주차를 하면 안된다고 제지하면서 시비가 발생했다.

회의록에서 서 의원은 “우리 수행비서랑 차를 잠시 세웠어요. 그런데 그것과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주차요원인 것 같아요, 주차요원이 차를 빼라고 막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국회의원이신데 잠시, 잠깐만 기다리면 된다, 1분 2분 정도예요. 그것도 정차예요, 주차도 아니고”라면서 “소리를 질러서 내가 나갔지요. 그래서 제지를 좀 시키고 났는데 갑자기 “왜 욕을 합니까?” 이러고 우리 수행비서한테 얘기하더라고요, 내가 바로 옆에 있었는데 욕을 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느냐, 나는 누구다, 그리고 우리 정확히 얘기하자라고 했더니 그것은 아니라고 빠지더라고요”라고 발언했다.

서 의원은 이어 “제가 그런 얘기를 했지요. 대법원이 얼마나 높기에, 오는 사람들이 피의자고 또 하여간 여기 와서 판결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고압적일 수 가 있을까, 제가 오늘 참 큰 것을 보고 왔습니다”라면서 “그런데 많은 국민에게 대법원이라고 하는 곳은 그만큼 무서운 곳이에요”라며 질책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서 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당시 기획조정실장을 내세워 ‘주차담당직원 문제제기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을 설명해야 한다는 문건을 작성한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주·정차를 제지하는 법원 직원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것이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그리고 주차 담당 직원이 자신이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대법원이 후속 조치에 대한 설명을 하려고 한 것도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날 서 의원은 상고법안 도입 관련 법안에 사인했다면서 “오늘 이 자리도 마찬가지로 저는 너무너무 훌륭한 판사님들을 지금 만나고 있기 때문에, 한승, 그리고 행정처장님, 행정차장님, 기조실장님, 참 고마워서 오히려 사인할 정도로 그렇게 믿음과 신뢰가 있습니다”고도 밝혔다. 당시 행처처장은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기조실장은 사법농단 의혹의 키맨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맡고 있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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