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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외교장관 회담 제안에 ‘무응답’... 왜?

北, 남북외교장관 회담 제안에 ‘무응답’... 왜?

입력 2018-08-03 16:21
업데이트 2018-08-0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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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나서 어디론가 향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숙소 나서 어디론가 향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3일 오후 숙소인 싱가포르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8.8.3 연합뉴스
북한이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피하며 몸값을 높이는 이유는 뭘까.

외교부는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남북외교장관 회담을 열자고 제의했으나, 북한은 3일(현지시간) 까지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ARF 외교장관 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동과 관련해서는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리 외무상은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의사가 있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안했다.

외교부는 북한이 오랜 침묵을 깨고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과 6월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시작한 만큼, 솔직하고 의미 있는 대화로 관계 진전에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성의 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가해지는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지지부진한 북한과의 비핵화 회담을 위해 양자회담 용의가 있으나, 아직 북한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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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두 장관은 이날 회담을 가진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북한이 비핵화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뉴욕 연합뉴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두 장관은 이날 회담을 가진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북한이 비핵화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뉴욕 연합뉴스
반면 북한은 정부와 미국의 회담 제안에는 외면하면서 협조 관계를 맺어온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5~6개국에는 먼저 양자회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맹인 중국과도 장관급 회담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북한의 태도를 두고 여러 해석이 제기된다. 우선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 대화 채널이 외무성이 아닌 당 통일전선부이다. 지금까지 남북 대화는 북한의 김영철 당부위원장, 김여정 부부장,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정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카운트 파트로 마주 앉았다. 미국과의 대화에도 리 외무상 보다는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상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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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원영빈관서 오찬 안내 받는 폼페이오
백화원영빈관서 오찬 안내 받는 폼페이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북미 고위급 회담 이틀째인 7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북한 평양의 백화원 영빈관에 마련된 오찬장에 도착, 안내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한이 대화 채널을 바꾸지 않은 이상, 여전히 김 부위원장을 필두로 하는 북한의 협상팀이 남한과 미국을 상대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 부위원장 보다 역할이 낮은 리 외무상이 나서서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대화 채널의 초점을 흐리는 행위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남북 간 대화와 달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분위기에서 보조를 맞춰야 하는 외교부와 남북 대화를 한다고 해도 북한으로서는 실익이 없다는 것도 한계로 거론된다. 또 비핵화 방식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화 제안을 덥석 받아 물지 않는 북한 특유의 방식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북한이 끝까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다 막판에 가서 선심 쓰듯 만나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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