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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막 올랐지만 조용한 싱가포르, 북한이 와야?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막 올랐지만 조용한 싱가포르, 북한이 와야?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8-01 17:27
업데이트 2018-08-0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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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 외무상 3일 싱가포르 입국

강경화 장관, 2일 일중러와 각각 양자 외무장관회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양자외무장관 회담 전에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싱가포르 공동취재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양자외무장관 회담 전에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싱가포르 공동취재단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가 1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막을 열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말레이시아·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브루나이·라오스 등과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갖었다. 하지만 세간의 이목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북한의 등장에 쏠렸다. 이날 오전 300석 규모의 회담장 기자실에는 100여명도 안 되는 기자들만 자리를 지켰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오는 3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벽에는 선발대로 김창민 북한 국제기구국장이 입국했다. 하지만 전날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과 달리, 싱가포르 창이 공항과 숙소에서 포착되지 않는 등 사전 노출을 꺼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로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웃리치’(조용한 외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한데, 아세안은 북한에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아세안 10개국은 모두 한국과 북한의 동시수교국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다음달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북 정상 공동참석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사이가 멀어진 말레이시아도 대북 외교관계 재정립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으로서는 최근 조바심을 내는 것처럼 비치는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해 자신들의 입장을 펼칠 좋은 기회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북한이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 부문에서 성과를 얻을 지는 미지수다. 우선 남북 및 북·미 외교장관 접촉은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공간에 있는데 (북한과) 안 만난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달 31일(미국 현지시간) 계획된 일정은 없지만 “북·미 접촉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대북 제재는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아세안 방문에서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대북제제 완화와 종전선언에서 입장차를 보이는 북·미를 모두 상대해야 한다.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을 주장하며 남한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미국은 남한이 요청한 대북 제재 예외 조치에 대해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대북 제재를 유지하면 북한 경제는 계속 나빠지는데다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 북한이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시간이 미국편인 것 같다”며 “종전선언과 핵 시설 신고서 제출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2일 오후 일본, 중국, 러시아 외무장관과 각각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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